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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호날두라면 이근호는 박지성이다


이근호, 수비형 윙어 역할 충실

[최용재기자]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이었다.

호날두는 2014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리고 호날두는 지난 2008년 맨유 시절에도 한 번 발롱도르를 수상한 바 있다. 호날두의 전설은 맨유에서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로 와서 절정에 이르고 있다.

호날두가 전설을 쓰기 시작한 맨유 시절, 호날두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파트너가 있었다. 바로 박지성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수비형 윙어'라 불리며 호날두와 짝을 맞췄다. 호날두가 주연이었다면 박지성은 조연이었다. 호날두와 박지성의 콤비네이션은 맨유를 최고의 팀으로 이끌었다.

박지성을 일컫는 '수비형 윙어'란 공격적인 역할보다 수비적인 역할에 조금 더 충실한 윙어를 말한다. 호날두와 함께 뛰던 박지성이 그랬다. 박지성이 공격력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호날두가 워낙 특출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기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보조를 맞춘 것이다.

즉, 호날두라는 세기의 윙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쪽 날개 모두 공격적으로 나서면 수비시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공격만 강한 팀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래서 한쪽은 수비에 더 집중하고, 다른 한쪽은 마음껏 공격을 하는 것이다. 호날두가 마음껏 공격에 나섰고, 박지성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수비형 윙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활동량과 활동반경은 기본이고 체력적인 강점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비력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박지성이 이런 조건들에 완벽히 맞아 떨어졌고, 호날두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맨유에서 호날두는 박지성과 함께 뛸 때 가장 빛났고, 가장 위력적이었다. 박지성은 호날두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호날두를 더욱 빛나게 해줬다. 박지성은 화려한 호날두를 뒷받침하며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에도 이런 조합이 있다. 특출한 공격력을 지닌 호날두와 같은 공격형 윙어가 있고, 많은 활동량과 강한 체력으로 이를 받쳐주는 박지성과 같은 '수비형 윙어'가 있다.

호날두는 '손흥민'이고 박지성은 '이근호'다. 손흥민은 현 대표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지녔다. 이근호는 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활동 반경과 활동력을 자랑한다. 이 두 파트너의 조합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근호가 있기에 손흥민은 마음껏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이근호는 손흥민이 자유롭게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수비에 보다 집중을 하고 있다. 묵묵히 '수비형 윙어'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파트너의 이런 성향이 최상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맨유에서 호날두와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29일 한국 대표팀의 훈련 장소인 호주 시드니 레이카르트 오벌에서 만난 이근호는 "왼쪽에서 (손)흥민이가 공격을 나가면 나는 수비적일 수밖에 없다. 흥민이가 나보다 더욱 공격적인 선수다. 나까지 함께 공격을 나가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고 있다. 내가 수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라며 자신의 '수비형 윙어' 역할을 강조했다.

최고의 공격형 윙어 손흥민과 수비형 윙어 이근호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 한다.

31일 호주와 결승전을 앞둔 이근호는 "말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호주를 이겨야 한다. 그동안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있다. 출전 기회가 생긴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호주가 거칠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피할 필요도 없다. 맞불을 놓을 것이다. 우리는 즐기면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겠다"며 우승을 약속했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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