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08년 차범근 축구상 대상 수상, 201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포츠머스 유소년팀 입단, 신평중, 고교를 거친 학원 축구의 에이스, 각급 연령별 대표팀 선발. 대전 시티즌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유망주 서명원(20)에게 붙어 있는 이력들이다.
서명원은 지난해 모든 축구팬들이 놀라는 선택을 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 대전에 입단한 것. 포츠머스의 재정 악화와 프리미어리그에 적용된 유소년 선수 규정 등으로 인해 국내로 복귀했던 그는 관심 속에 성장을 해왔다. 그런데 고교 시절 부상을 당해 잊혀져가는 유망주로만 평가받다 자유계약선수로 대전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챌린지에서 서명원은 26경기 출전해 4골 5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전은 서명원을 잘 활용해 1위를 하며 강등 한 시즌 만에 클래식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올해 서명원은 클래식에서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게 된다. 대전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무리 다른 클래식 팀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도 서명원 개인의 능력은 충분히 주목 대상이다.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시즌 대전 출정식에서 서명원은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사인 요청에 하나하나 응대하며 팬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는 등 나이답지 않은 진지한 태도를 보여줬다.
서명원은 "지난해는 슈팅에 소극적이었지만 올해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할 것이다. 감독님도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신다"라며 좀 더 자신을 어필하는 해가 되겠다고 전했다.
당연히 대전의 잔류를 위해서는 몸을 던진다는 각오다. 서명원의 오랜 목표 중 하나는 해외진출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대전이 클래식에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서명원과 아드리아노, 김찬희 등 세 주전 공격수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서명원은 "아드리아노가 골을 많이 넣어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내가 해결하도록 하겠다. 또, 팀이 잘 되려면 내가 잘 해야 한다"라며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담감도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여러 요인 중에는 소통도 있다. 그런 면에서 서명원은 숨김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편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주장 윤원일과 한 방을 사용하는 것도 나름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그는 "형들에게 이런 게 문제다 싶으면 바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야 팀이 제대로 안되는 부분을 고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형들과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시즌 개인 목표는 10개의 공격포인트를 해내는 것이다. 지난해 목표와 똑같다. 그는 "아쉽게 (목표보다)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도 그 목표는 그대로다. 물론 더 좋은 기록을 낸다면 좋을 것이다"라며 목표 이상을 달성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스스로에 대한 욕심을 줄이는 것은 관건으로 보인다. 서명원은 팀 내에서 연습 벌레로 불린다. 그는 "겉으로는 절대 초조하거나 간절함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다. 이상하게 연습에서 잘 풀리지 않으면 마음이 복잡한데 최대한 잘 해보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개막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처음으로 클래식 무대에 오르는 서명원의 마음은 설렘과 떨림으로 가득하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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