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유로운 자나 다급한 자나 우승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재치있는 기싸움도 펼쳐졌다.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올해 6강 PO는 4위 창원 LG-5위 고양 오리온스, 3위 서울 SK-6위 인천 전자랜드가 5전3선승제로 승자를 가린다. 4-5위 싸움 생존자는 1위 울산 모비스, 3-6위 대결 승자는 2위 원주 동부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역시 5전3선승제로 승부를 가린다. 4강 플레이오프 승자끼리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6개팀 사령탑 가운데 가장 부담이 없는 이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었다. 유 감독은 "모비스는 다소 여유가 있다. LG나 오리온스가 막상막하 또는 막상막상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혈전을 벌일 것 같다. 두 팀이 5차전까지 간다면 (모비스에) 유리한 입장이 될 것 같다. 우리는 큰 경기에 강하다. 여유있게 4강 PO에서 기다리겠다"라고 전했다.
처음으로 PO를 경험하는 김영만 동부 감독도 "정규리그를 좋은 성적으로 마쳤다. PO를 처음 경험해 긴장되지만, 선참도 많고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있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 약속했다.
6강부터 치러야 하는 팀들의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김진 LG 감독은 "리그 초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무리를 했다. 오리온스가 좋은 전략이라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라고 오리온스와의 6강전을 전망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대비하겠다고 하는데 걱정 없이 빨리 올라가서 만나겠다. (LG) 김진 선배가 헬쑥해졌는데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라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 순간 유재학 감독이 끼어들었다. 유 감독은 "미디어데이를 보면 책임감이 없는 발언이 나온다. 결과를 보면 틀린 말들을 하는데 책임지는 말을 해달라"며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김진 감독도 농구는 입이 아니라 코트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추 감독을 견제했고, 유 감독이 다시 한 번 "내 이야기가 그 이야기"라며 거들었다.
후끈했던 세 감독의 입담 대결과 달리 반대편 6강 대진의 감독은 비교적 얌전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지난 3년 내내 정규리그 우승 후 하향곡선을 그렸고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김영만 동부 감독처럼 선수들을 믿고 플레이오프 잔치를 벌이겠다"라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5년 연속 PO에 왔지만 4강 이상을 가보지 않았다. 단기전에는 새로운 선수가 태어나야 한다고 똑같은 말을 했다. 이번에는 내가 믿음을 줬으니 선수들이 그렇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SK에는 5, 6라운드에서 이겼으니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것 같다"라며 SK전 승리를 예고했다.
챔프전에 진출한다면 만날 상대를 예상해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말을 아꼈다. 유재학 감독은 "각자 구단 상황에 따라 6강, 4강, 챔프전에 가는 것에 만족하는 팀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우승을 원하는 팀과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라며 애매한 답변을 했다.
김진 감독은 명확하게 동부를 지목했다. 김 감독은 "동부의 높이가 버거웠다. 적응은 됐다"라며 챔프전에서 만남이 성사되기를 바랐다. 추일승 감독은 전날 연장 혈투를 벌여 아쉽게 패한 SK를 지목하며 "어제 경기가 너무 아쉬워서 꼭 만나고 싶다"라고 복수를 다짐했다.
김영만 감독은 LG와 모비스 중 한 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문경은 감독은 "6개 팀을 다 이겨봤다. 모두 33.33%의 확률이 있다"라며 말을 흐렸다. 유도훈 감독도 중립을 지키며 "여기 온 팀들이 모두 챔프전 진출 자격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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