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7일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친선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이곳에서 한국 대표팀의 백넘버 17번이 환하게 빛을 냈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17번은 날카롭고 위력적인, 또 여유롭고 매력적인 모습을 연신 선보였다. 전반 6분 헤딩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의 첫 번째 슈팅을 신고하기도 했다.
17번은 오른쪽 날개에 국한되지 않고 왼쪽 날개 손흥민과 자리를 맞바꾸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또 때로는 중앙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화려한 드리블, 빠른 스피드, 놀라운 활동 반경, 일품인 패싱력, 빈 공간을 기막히게 찾아가는 능력, 악착같은 수비 가담까지. 한국 대표팀 백넘버 17번은 분명 한국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한국 대표팀의 백넘버 17번은 상징적인 번호다. 17번을 단 선수의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의 중심 17번, 바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달았던 번호다. 이청용은 2008년 대표팀에 혜성같이 등장한 후 최근 7년 동안 한국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날개였다. 백넘버 17번을 단 채로 한국 축구 공격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군림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선 백넘버 17번을 보고 있자면 이청용이 뛰는 것만 같았다. 체격과 몸매도, 그리고 그라운드에서의 강렬한 모습도 이청용과 너무나 닮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17번은 이청용이 아니었다. 이청용은 현재 부상 당해 재활 중이기에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청용이 없는 사이 이청용의 번호 17번을 단 선수, 바로 이재성(전북 현대)이었다.
이청용과 이재성 모두 180cm로 키가 같다. 그리고 마른 몸매다. 이청용은 69kg이고 이재성은 70kg이다. 꼭 닮은 체격, 그리고 강렬한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까지 이재성은 이청용이 뛰는 것과 비슷했다.
더욱 놀라온 것은 이렇게 매력적인 활약을 한 이재성에게 우즈베키스탄전이 A매치 데뷔전이라는 것이다. 프로 2년차, A매치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재성은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꼭 지난 2008년 5월, 요르단과의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너무나 강렬했던 이청용의 A매치 데뷔전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재성은 미련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후 후반 40분 한교원과 교체돼 물러났다.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대표팀이 거둔 최고의 성과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재성의 발굴이었다. 전북에서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우즈베키스탄과 다소 아쉬운 1-1 무승부로 끝낸 슈틸리케호, 그래도 한국 축구와 국가대표팀의 미래는 이재성으로 인해 다시 한 번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대전=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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