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슈틸리케호가 우울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칸과의 친선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더욱 우울한 것은 이정협, 정동호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후반 경기력은 전혀 감동적이지 못했다. 태극전사들은 다소 지친 모습을 보이며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보여줬던 그런 활기찬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많은 변화 속에서, 파격적 실험을 감행했기에 어쩌면 조금 부진한 모습은 당연한 것이었을지 모른다. 이는 목표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다. 이런 과정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언제나, 항상 상승세를 타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이런 과정을 극복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우울한 슈틸리케호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락세는 겪을 수 있지만 지속돼서는 안 되는 일이다. 빨리 반전시키고 극복할수록 팀의 내성은 강해진다. 지금 슈틸리케호에 필요한 것 역시 우울해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제격인 선수가 있다. 우울함과는 거리가 한참 먼,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바로 그, '차두리(FC서울)'다. 다행스럽게도 대표팀의 다음 경기에 차두리가 돌아온다.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웃음꽃을 피게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선수, 차두리가 29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오는 31일 열리는 뉴질랜드전에 출격하기 위해서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 뉴질랜드전은 차두리의 국가대표 은퇴경기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차두리의 마지막 경기다. 마지막이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차두리는 은퇴 경기에서도 모든 것을 걸고 전진하며 태극마크의 자긍심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기에 차두리가 질주하는 대표팀은 분명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차두리는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차두리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 함께하는 후배들의 의지는 대단하다. 존경하는 선배, 조국을 위해 헌신한 선배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해 후배들은 투혼과 투지를 발휘할 것이 자명하다.
후배들은 한 목소리로 승리라는 은퇴선물을 전하겠다고 했다. 캡틴 기성용, 특별한 우정을 나눈 손흥민 등 모든 대표선수들이 힘을 합쳐 감동적인 차두리의 은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후배들의 의지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의 처진 경기력과 부상자 속출로 우울해진 분위기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전술이다.
한국 축구팬들 역시 같은 마음이다. 그동안 수많은 환희와 감동을 선사한 차두리가 아름답게 대표팀과 이별하기를 바라고 있다. 차두리의 마지막을 위해 경기장을 찾을 것이고, 차두리의 은퇴 선물이 승리가 되도록 응원 함성을 지를 것이다. 차두리가 뛰는 대표팀은 다를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전으로 인해 조금은 실망한 축구팬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두리형 죽어도 못 보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차두리가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오지도 않았고, 우즈베키스탄전에 뛰지 않음을 알지만 이런 플래카드를 준비한 팬들이다. 차두리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 지를, 또 차두리를 떠나보내기가 얼마나 아쉬운 지, 팬들의 가슴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우울한 슈틸리케호는 잊어도 된다. '긍정의 아이콘' 차두리가 온다. 우울함을 떨쳐버리기에 차두리만큼 좋은 전술이 없다. 차두리가 마지막으로 나설 차례다. 그래, 이제 다시 차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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