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다렸던 복귀전이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였던 박주영(FC서울)의 플레이었다.
박주영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 교체 명단에 들어있었다. 최용수 감독의 배려였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기에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려 3~4경기 뒤 선발로 내세우고 싶다는 것이 최 감독의 설명이었다.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박주영이 전반 중반 몸을 풀러 나오자 근처 좌석 팬들의 카페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고 박수도 나왔다. 서울이 개막 3경기서 전패하며 2골의 빈공에 시달리는 답답함을 풀어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0-0으로 전반이 끝난 뒤 박주영은 그라운드에 남지 않고 선수대기실로 들어갔다. 유니폼을 챙겨가더니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현성을 대신해 등번호 9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2008년 8월 30일 광주 상무전 이후 2천409일 만의 K리그 출전이었다.
박주영의 교체를 알리는 장내 방송이 나오자 2만2천155명의 관중은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3연패에 빠져 있는 서울의 구세주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었다.
서울의 원톱으로 배치된 박주영은 힘을 주지 않고 천천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몸 상태가 70%인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으려는 최용수 감독의 전략에 따른 움직임이었다. 전반 제주의 고공 플레이에 애를 먹고 있던 서울의 공격에 윤활유 역할이 돼주기를 기대했다.
박주영는 4분 왼쪽 측면의 윤일록에게 패스하며 연계플레이에 집중했다. 때로는 손짓을 하며 볼을 달라고 하는 등 공격수 특유의 욕심을 보였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6분 차두리의 오른쯕 측면 가로지르기(크로스)가 박주영의 머리에 닿을 수 있었지만 수비가 잘라내며 볼을 터치하지 못했다. 9분에는 헤딩 경합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공격 2선에서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박주영도 애를 먹었다. 세트피스 시에는 제주 강수일이 찰거머리처럼 붙어 수비를 했다.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은 여전했지만 속도는 떨어졌다. 연계플레이가 잘 되지 않으니 서울의 공격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나마 서울은 경기 막판 골을 터뜨리며 이길 수 있었다. 제주 수비의 실수가 따르면서 44분 에벨톤의 골이 터졌다. 몰리나의 프리킥을 걷어낸다는 것이 골대 왼쪽에 맞고 나왔다. 이를 에벨톤이 밀어 넣었다. 에벨톤은 격한 세리머니를 했고 박주영도 두 손을 들며 관중의 환호를 유도했다. 일단 박주영의 복귀전은 조용히 끝났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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