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홍성흔(두산 베어스)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 1회말 맞은 첫 타석에서 몸에 공을 맞았다.
당시 롯데 선발 송승준이 던진 2구째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홍성흔은 1루에 나간 뒤 대주자 정진호와 교체됐다.
홍성흔은 다음날인 18일 롯데전에서 빠졌다. 공에 맞은 왼쪽 손등의 통증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성흔은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진 않았고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 지명타자 겸 4번타자로 선발라인업에 복귀했다.
홍성흔은 선발 출전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다. 그는 "골절되는 부상을 입지 않는 한 경기에는 나가 뛰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이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도 예전에는 그라운드에서 부상 투혼을 보여주던 선배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홍성흔은 "나이가 어렸을 때는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선배들의 마음과 자세를 이해하겠더라. 정말 나이가 들면서 안다쳐야 한다는 생각이 더 들더라"고 했다.
홍성흔은 17일 경기가 끝난 뒤 병원으로 가 검진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골절이 안된 게 천만다행'이라며 '나이에 비해 골격이 단단하다'는 얘기를 홍성흔에게 했다. 그는 "튼튼한 몸을 물려준 부모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역시 신은 모든 걸 주지 않는다. 내게 수비능력 대신 단단한 몸과 활력을 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도 홍성흔의 말에 폭소를 터뜨렸다. 홍성흔의 입심은 좀 더 이어졌다. 그는 타격 훈련을 끝낸 뒤 덕아웃으로 들어온 후배 민병헌과 정수빈에게 "신이 너희들에게 무엇을 줬느냐?"고 물었다.
민병헌은 "노력을 준 것 같다"는 모범답안을 내놨다. 그런데 정수빈의 대답은 베테랑 홍성흔을 웃게했다. 정수빈은 홍성흔의 물음에 "귀여운 얼굴을 준 것 같다"고 답했다. 정수빈은 실력 뿐만 아니라 곱상한 외모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많다.
홍성흔은 "내가 물은 의도와 다른 대답을 했다"고 정수빈을 나무랐다. 물론 정말로 기분이 상하거나 화가 나서 건넨 이야기는 아니다. 홍성흔은 후배의 재치있는 대답에 껄껄 웃었다. 그는 "어쨌거나 동료들과 후배들을 위해 성적을 떠나 은퇴하는 날까지 든든한 존재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성흔은 1977년생으로 올 시즌 프로 17년차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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