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6으로 완패했던 치욕적인 경험이 있다. 홈에서 당한 참패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원정 경기에서도 0-0으로 비겨 아쉬움이 컸다.
당시 서정원 감독은 수원 부임 첫해였다. 정신없이 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출전한 챔피언스리그였는데 4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무엇보다 가시와전 대패가 서 감독에게는 강렬한 아픔으로 남아있다.
2년 만에 수원에게 복수의 기회가 왔다. 수원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조 2위로 16강에 오른 수원은 E조 1위 가시와와 만나 8강 진출을 놓고 겨루게 됐다.
서정원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고 어린이날이라 팬도 많이 왔다. 이전 (대전 시티즌과의) 홈 경기부터 (9라운드) 전북 현대전까지 패했는데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욕으로 경기에 임했음을 알렸다.
이날 서 감독은 향후 일정과 부상자들을 고려해 1.5군급 선수 구성을 하고 베이징을 상대했다. 로테이션 체제로 빡빡한 일정을 극복해보자는 의지였다. 서 감독은 "부상에서 이탈한 선수들을 대신해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갔다. 잘 해줬다고 생각이 든다. 아쉽게 1-1로 비겼지만 좋은 기회도 만들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라며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제 모든 시선은 16강 가시와전에 집중된다. 서 감독은 "(16강 상대를 놓고) 가시와냐 전북이냐 하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오늘 경기는 이기려고 했다. 나와 선수들 모두 전북을 만나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 뒤 "(앞선 전북전에서) 0-2로 졌지만 해볼 만하다고 느꼈다. 가시와나 전북을 고르는 것은 의미 없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라며 오직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베이징전을 치렀음을 전했다.
가시와는 수원에 대승을 거둔 외에도 전북에게도 2012년 5-1로 이기는 등 K리그 킬러 이미지를 구축했다. 서 감독도 "한국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서 유독 많이 이기지 못했던 팀이다. 2013년의 아픈 기억도 있다. 이번에는 정말 복수 해주고 싶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잘 준비해서 아픈 기억들 치유하겠다. 전북도 당했고 그 전에 다른 팀들도 그랬는데 꼭 만회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골을 넣은 레오를 원포지션인 측면이 아닌 처진 공격수로 배치해 재미를 봤던 서 감독은 "레오는 그동안 측면에 섰는데 가운데가 맞는 것 같다. 측면보다 중앙에서 장점을 더 많이 보여줬던 선수다. 앞으로도 레오는 중앙에서 많이 경기를 나가면 될 것 같다.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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