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과연 회춘한 것일까.
KIA 베테랑 우완 서재응이 마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역투로 약 2년만에 첫 승을 거뒀다. 서재응은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 82개에 탈삼진 2개 볼넷 1개의 기록. KIA가 9-1로 이기면서 그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기막힌 투구였다. 3-0으로 앞선 1회말 정진호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뿐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 시종 이어졌다. 한때 '서덕스'로 불릴만큼 칼 같았던 제구력이 번쩍 빛났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에 투심을 곁들여 두산 타선을 농락했다. 스트라이크존 외곽에 살짝 걸치는 공에 두산 타자들은 꼼짝을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9㎞에 그쳤지만 볼끝에 힘이 있었고, 투심과 포크볼은 타자들의 허를 찔러 떨어졌다. 슬라이더 또한 예리했다.
서재응이 승리를 거둔 건 거의 2년 만이다. 지난 2013년 8월9일 마산 NC전 이후 무려 662일 만에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것도 당시가 마지막이었다. 퀄리티스타트는 같은 해 8월24일 목동 넥센전서 기록한 6.1이닝 3실점(비자책)이 마지막이었다.
16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6.40에 그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내 입지가 극도로 좁아진 그는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 어느 때보다 독하게 운동을 했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와신상담했다. 노력의 결과가 서서히 나타났다. 앞선 3경기 12.1이닝 동안 승패는 없었지만 평균자책점 3.65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이날 최상의 투구로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서재응은 "초반 포크볼 제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며 경기가 흘러가면서 두산 타자들이 변화구 노리는 타이밍에서 직구를 섞어던진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재응의 공을 받은 포수 이성우 또한 "공끝은 물론 변화구도 다 좋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재응은 "지난달 22일 경찰청과의 2군 경기서 6이닝 2실점(1자책)한 뒤 롱토스만 하면서 몸을 만들었는데, 오늘 투구가 좋았다"며 "앞으로 선발이든 중간이든 오늘처럼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희망도 나타냈다. 그는 또한 "경기 중반 김호령의 호수비가 결정적 도움이 됐다"며 동료의 도움을 잊지 않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김기태 KIA 감독은 "서재응이 베테랑답게 노련하게 오늘 경기 잘 던져줬다. 첫승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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