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김용희 감독이 김광현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2일 수원 kt전에서 4.1이닝 6실점으로 예상 밖 난조를 보였지만, 에이스의 등판은 여전히 기대를 품게 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완봉승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광현은 이날 9이닝을 3피안타 1볼넷으로 막아내고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직구(65구)와 슬라이더(35구) 위주의 피칭으로 총 116구를 던졌다. 특히 슬라이더 35구 중 30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김광현은 4회말 1사까지 10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4회말 1사 후 백창수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으나, 정성훈을 땅볼, 한나한을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이후 5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말 2사 후 문선재에게 번트안타를 내준 뒤 백창수를 땅볼로 잡아냈다.
위기는 마지막에 찾아왔다. 김광현은 9회말 1사 후 문선재에게 볼넷, 이병규에게 좌측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에 몰렸다. SK 불펜이 뒤늦게 가동됐다.
그러나 구원 등판은 없었다. 김광현은 정성훈을 뜬공, 김영관을 땅볼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2008년 6월 7일 사직 롯데전, 2010년 6월 20일 문학 KIA전 이후 개인 통산 3번째 완봉승이다.
김광현은 시즌 첫 등판이던 4월 1일 문학 KIA전에서 5.2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11경기에서 7연승을 거뒀다. 7승을 달성한 김광현은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LG만 만나면 자신감이 커진다. 김광현은 지난해 5월 24일부터 LG전에서 5연승을 거뒀다. LG는 지난 4월 18일 문학 SK전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뜨린 문선재를 이날 톱타자로 선발 출장시켰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SK는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하고 2연승을 달렸다. 3연패로 급격히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LG전 위닝시리즈로 다시 살아났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로 던지다 보면 위기가 오기 마련인데, 그게 9회에 왔다. 9회까지 던진 게 오랜만이라서 떨렸고, 그래서 볼넷도 나온 것 같다"면서 "확실히 볼넷 개수가 적어지니 공격적인 피칭이 됐다. 오늘은 초구 승부가 주효했고, 좋은 결과가 이어져 자신감이 붙었다. (이)재원이 형과 야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희 SK 감독은 "김광현이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며 올해 최고의 피칭을 했다. 더불어 야수들도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뛰는 야구로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았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상대 선발 김광현이 잘 던졌다"고 인정했던 호투였다.
조이뉴스24 잠실=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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