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많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다르게 나왔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멤버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그 중심에는 '월드 클래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있었다. 지소연은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한 '2015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수상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최고의 여자 축구 선수였다.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에이스' 지소연에 대한 기대감이라 할 수 있었다.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소연은 그 중에서도 특별한 선수였다. 지소연의 경쟁력이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이었고, 지소연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국의 성적도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했다. 한 외신은 지소연을 세계 최고의 선수 브라질의 마르타와 동급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지소연이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에 나섰다. 10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5 캐나다 월드컵 E조 조별예선 1차전 브라질과의 경기가 한국 에이스 지소연의 월드컵 데뷔 무대였다.
브라질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의 세계적 강호다. E조 최강팀이자 우승 후보이기도 하다. FIFA 랭킹 18위 한국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소연이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다. 지소연이 곧 한국의 자신감이었다.
지소연의 첫 월드컵. 너무나 많은 기대를 받아서일까. 첫 월드컵에 대한 부감감이 컸을까. 지소연은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라운드를 휘젓고 상대를 무너뜨리는 지소연 특유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객관적으로 봐서, 냉정하게 보자면 지소연은 부진했다. 지소연이 부진하자 한국 대표팀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지소연은 부진하지 않았다. 지소연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다. 골도, 도움도, 화려한 드리블도 없었지만 지소연은 팀을 위해 뛰었다.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뛰었다. 지소연이 최전방에서부터 수비에 집중한 이유다. 세계 최고의 화력을 갖춘 브라질을 막아내기 위해 지소연은 위치를 가리지 않고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수비에 집중을 했고 지소연 역시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팀 전체가 수비에 초점을 맞춘다면 아무리 빼어난 공격수라도 빛을 내기 힘들다. 지소연이 빛나지 못했던 이유다. 지소연의 화려한 공격을 예상했다면 브라질전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지소연은 팀을 위해 뛰었다. 지소연은 과감한 공격보다 수비에 더 집중을 했다.
그렇지만 지소연은 공격 본능을 숨기지 못했다. 후반 25분 문전에서 전가을에게 연결했던 결정적 패스, 한국이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던 장면은 지소연이 만들어냈다. 노마크 찬스에서 때린 전가을의 슛이 하늘로 치솟은 것이 야속할 뿐이었다. 후반 34분 문전에서 전가을에게 내줬던 패스 역시 지소연의 클래스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수비에 집중한 한국은 통한의 실수로 2골을 내주며 0-2로 패배했다. 실수만 없었다면 실점하지 않았을 상황이라 아쉬웠다. 그렇지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이미 계산이 됐던 상황이다. 그렇기에 아직 좌절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본격적 월드컵, 지소연의 본격적 월드컵은 오는 14일 열리는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이 될 것이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 공격적 전술로 한국의 골폭죽을 예상할 수 있는 경기다. 그 중심에는 역시 지소연이 있다. 지소연이 팀 전술에 맞춰 마음껏 공격하고 골을 넣을 수 있는 경기다. '공격수' 지소연에 대한 기대감은 2차전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더 크게 가져도 된다.
한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 지소연에 대한 기대는 코스타리카전이 시작이다. 한국과 지소연은 해낼 것이다. 공격하는 지소연, 승리하는 한국 대표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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