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지소연, 스페인전은 박은선과 함께 뛸까

[이성필기자] 사상 첫 여자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 이 두 가지 꿈이 동시에 태극낭자의 품에 안길까.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오는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과 경기를 치른다. 1무 1패(승점 1점, 골득실 -2)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역시 1무 1패인 스페인(2점, -1)을 상대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2승을 기록한 브라질(6점)이 일찌감치 16강을 확정했지만 2무의 코스타리카(2점)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브라질-코스타리카전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스페인전 승리에 집중을 해야 한다.

여자 월드컵은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직행하고 6개조 3위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팀이 와일드카드를 받는다. 한국은 스페인과 비기면 승점이 2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16강 티켓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스페인전에서 수비를 생각하지 말고 공격에 올인해야 한다. 득점을 많이 하고 이기는 것이 3위를 하더라도 와일드카드 싸움에서 유리하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결국, 모든 관심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박은선(로시얀카)에 집중된다. 지소연은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의욕이 너무 넘친 부분도 있었지만, 공격 전반을 두루 살피며 연계플레이에 집중하다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2선 공격수로서 패스, 득점 등 모든 것에 힘을 쏟다보니 빨리 지치기도 했다.

스페인전 관건은 박은선의 출전 여부다. 원톱 요원인 박은선은 그간 A매치에서 지소연이 볼을 뿌려주면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역할을 했다. 안타깝게도 박은선은 지난 3월 키프로스컵에서 양쪽 발목 부상을 당해 몸 상태가 완전치 않으며 여전히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이 벼랑 끝 상황으로 내몰린 이상 박은선의 출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적은 시간이라도 나서야 한다. 하지만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져 있는 대표팀이다.

1, 2차전에서는 유영아가 원톱으로 나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지소연의 첫 골에 보이지 않는 도우미 역할을 했다.

현재 한국대표팀 상황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박은선 없이도 스페인전에서 여유롭게 승리한 다음 박은선을 16강에서 뛰게 하는 것뿐이다. 1, 2차전에서 박은선이 끝내 출전하지 않아 3차전 출전도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박은선이 스페인전에 나서지 못한다면 다른 선수들이 배수의 진을 치고 한 발이라도 더 뛰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