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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윤요섭, 3군에서 찾아온 '열정과 진지함'


어린 후배들 보며 연습생 시절 떠올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정명의기자] kt 위즈의 '윤마린' 윤요섭(33)은 지난달 5일 순식간에 뉴스의 중심에 섰다. 조범현 감독이 문책성 3군행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윤요섭을 3군으로 내려보낸 이유는 3볼에서의 타격 때문. 전날 열린 삼성과의 경기 1-6으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윤요섭은 차우찬을 상대로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되고 말았다. 문제는 윤요섭이 타격한 볼카운트가 3볼이었던 데 있다.

조 감독은 "팀을 위한 타격을 하지 않는다"며 윤요섭을 2군도 아닌 3군으로 내려보냈다. 상황에 맞지 않은 타격을 했다고는 해도, 서른이 훌쩍 넘은 베테랑 선수가 공개적으로 질타를 받으며 3군까지 내려갔다. 윤요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윤요섭에게 3군에서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아침 일찍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하고 있는 어린 후배들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 것이다.

윤요섭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훈련만 하는 것인데도 아침 7시부터 나와서 진지하게 열심히 하더라"며 "그걸 보고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3군에서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윤요섭 역시 지금의 3군 선수들과 다를 바 없는 시간을 거쳤다. 윤요섭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 현역으로 해병대 복무를 마친 뒤 SK 와이번스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당시 SK 사령탑이던 김성근 감독의 방문을 두드리며 "야구가 하고 싶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윤요섭은 "공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하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항상 보완해 나가야 되는 것이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좀 더 진지해진 것 같다"고 3군에서의 소득을 꼽았다.

kt에는 윤요섭이 믿고 따르는 코치들이 있다. 장재중 배터리 코치, 이숭용 타격 코치다. 특히 장재중 코치는 SK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각별한 사이다.

윤요섭은 "장재중 코치님이 'SK 때 생각하면서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힘을 냈다"며 "이숭용 코치님은 선수마다의 다름을 인정, 존중해 주신다. 특히 정신적인 면에서 큰 도움을 주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3군에서 복귀한 뒤 윤요섭은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서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8월22일 두산전에서는 유희관을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했고, 8월29일 SK전에서는 파울 홈런 후 곧바로 진짜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8월28일 KIA전에는 선발 포수로 출전, 엄상백 등과 배터리를 이뤄 10-0 영봉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 2일 롯데전에도 선발 포수로 나서 주전 포수 장성우의 부담을 줄여줬다.

여전히 포수 마스크를 쓸 때가 가장 행복한 윤요섭이다. 윤요섭은 "포수로서의 '희열'에는 홈런의 손맛도 비할 바가 아니다"라며 "내가 머릿속에 그린 대로 타자의 헛스윙이 나오거나, 범타가 나올 때의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장재중 코치도 "윤요섭이 2013년 팀 방어율 1위였던 LG의 주전 포수가 아니었나"라며 "그런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 (윤)요섭이는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포수로서 윤요섭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여전히 kt에서 윤요섭의 위치는 백업 포수와 대타 요원이다. 그러나 윤요섭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올 시즌 벌써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2011년 5개)도 넘어섰다. 3군을 다녀온 뒤로는 정신적으로도 더욱 단단해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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