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리틀 메시' 이승우(FC바르셀로나)의 재능이 폭발한 경기였다.
이승우는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 청소년국가대표 축구대회(이하 수원컵) 크로아티아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지난 2일 나이지리아전에 이어 또 다시 선발 출격이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동료들과의 호흡에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이승우 입장에서는 자신의 경기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하는 경기였다. 나이지리아전은 첫 경기라 전체적으로 둔탁했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더 좋아지리라는 것이 이승우와 동료들의 생각이었다.
크로아티아는 나이지리아와 달리 힘과 높이로 한국을 거칠게 다뤘다. 전반에만 4개의 경고를 받을 정도로 파울을 일삼았다. 10월 칠레 17세 이하(U-17)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 잉글랜드, 기니와 한 조에 속한 한국 입장에서는 투박한 스타일의 잉글랜드를 미리 만나보는 셈이었다.
이승우 역시 크로아티아의 육중한 수비에 애를 먹었다. 기회를 쉽게 얻지 못했다. 그동안 피지컬이 약점으로 지적됐다는 점에서 더 그래 보였다.
하지만, 이승우는 자신의 장기 중 하나인 스피드를 앞세워 크로아티아 수비 뒷공간을 절묘하게 파고들면서 기회를 엿봤다. 자신이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면 조율사 역할을 했다. 전반 43분 이승우에서 시작된 패스가 박명수를 거쳐 유주안의 슈팅으로 마무리된 것이 좋은 예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좋은 공격 방법이었다.
후반, 이승우의 재치가 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 패스를 했고 김정민이 아크 오른쪽에서 슈팅한 것이 골키퍼에 맞고 나왔다. 순간 침투를 한 이승우는 골키퍼의 방어를 따돌리고 왼쪽으로 움직여 왼발로 골을 넣었다. 이승우의 노력과 끈기가 만든 골이었다.
8분에는 이승우의 유연함과 재치가 또 한 골을 제조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볼을 건드리는 과정에서 마테이 후데섹에게 걸려 넘어졌다. 볼을 먼저 치고 방향을 전환하다 후데섹의 발에 걸렸다. 알면서도 당하는 영리한 동작이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이승우가 나섰다. 킥을 시도하기 전 한 번 멈칫하며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고 골을 넣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두 골을 넣으며 부담을 털어낸 뒤라 이후 이승우의 플레이는 더욱 흥이 넘쳤다. 공격에서도 욕심을 냈고 조력자 역할도 쉬지 않았다.
이승우는 감각이 살아나면 무서워지는 공격수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부터 4강까지 5골을 퍼부으며 흐름을 타면 날아다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한국은 이승우의 템포를 어느 정도 이용하며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장면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물론 전방에서의 상대 압박 등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승우의 가능성을 재확인한 경기라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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