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점 받은 신태용 감독의 '공격 앞으로'

[이성필기자] 공격 앞으로를 외친 신태용 감독의 두려움 없는 승부수는 일단 통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한국 축구대표팀이 9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 지언학(알코르콘), 연제민(수원 삼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과감한 전진 패스를 주문했다. 자신없고 안정적인 백패스 대신 실패해도 좋은 전진 패스를 앞세워 호주 공략에 나서도록 했다.

호주는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웠지만, 한국은 패스로 경기를 풀기 위해 애를 썼다. 신 감독은 미드필드진을 다이아몬드형으로 구성했다. 한국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과감한 대형이었다.

신 감독은 유럽파 공격진을 모두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 이찬동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류승우(레버쿠젠), 최경록(상파울리)이 좌우로 벌려 위치했으며 지언학(알코르콘)이 투톱을 지원했다.

호주는 한국의 공격적인 패스에 당황했다. 중앙으로 집중적으로 패스를 시도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수비라인이 앞으로 나가다 한쪽 측면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잔패스로 조금씩 전진하며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 과정에서 전반 6분 지언학의 골이 터졌다. 황희찬(FC리퍼링)이 호주의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얻은 결과였다. 공격진이 전진하면서 수비가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황희찬의 돌파에 그대로 허물어졌다.

이찬동이 수비라인 앞에서 호주 공격진과 몸싸움을 하며 1차 저지선 역할을 훌륭히 해내자 앞선의 미드필더들은 좀 더 과감하게 공격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류승우와 최경록도 교차해가며 공격 앞으로에 힘을 쏟았다.

신 감독은 지난해 9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A대표팀에 부임하기 전 우루과이전 등을 통해 수비보다는 공격에 무게를 둔 경기 운영을 한 바 있다. 수비는 기본이고 공격적인 볼터치로 빠르게 상대 골문 쪽으로 전개하기를 바랐다. 일단 신 감독의 의도는 통했다. 조직력이 좀더 완성된다면 상대에 위력적이 될 수 있는 신 감독의 과감한 공격축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