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가 4차전 선발투수로 이현호를 내세웠다. 3경기 연속 좌완 투수의 선발 등판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두산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넥센 선발 에이스 밴헤켄을 공략하지 못하고 2-5로 패했다. 2연승 뒤 첫 패배. 아직 1승만 더 하면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유리한 위치지만, 만약 4차전까지 내주게 된다면 그 땐 정말 최종 승자를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당초 두산은 4차전 선발로 외국인 선수 스와잭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3차전 종료 후 두산은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이현호를 다음 경기 선발로 예고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으로부터 4차전 선발의 결정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스와잭의 팔 상태가 썩 좋지 않다. 그래서 이현호를 선택하게 됐다"며 스와잭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기엔 무리일 것 같고, 짧게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스와잭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두산에게 큰 악재다. 당초 두산은 스와잭을 불펜으로 활용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로도 기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스와잭은 1차전에 3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무실점)을 소화하며 24개의 공을 던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승부가 4차전까지 갈 경우 스와잭이 선발 한 자리를 맡아주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두산 선발진의 좌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완인 스와잭이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 것. 그러나 스와잭이 사실상 전열에서 이탈하며 두산은 연속해서 좌완 선발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다.
1차전 니퍼트 이후 두산 선발 투수는 2차전 장원준, 3차전 유희관, 4차전 이현호다. 장원준과 유희관, 이현호가 모두 좌완. 이를 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타자들의 적응 측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나 넥센은 10개 구단 중 좌완을 상대로 가장 강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박병호, 유한준, 김민성, 이택근 등 주축 타자들이 모두 우타자이기 때문. 좌완 선발 상대 승률이 7할1푼4리(20승8패)로 10개 구단 중 1위다. 가능하면 넥센을 상대로는 좌투수를 투입하지 않는 것이 나머지 팀들의 대응 방법이었다.
정규시즌에서도 선발진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로 구성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우완-좌완-사이드암 순서로 등판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비슷한 유형의 투수들이 줄줄이 등판하게 되면 타자 입장에서는 분명 적응에 수월할 수밖에 없다.
두산 입장에서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유희관과 이현호가 같은 좌완이라고는 해도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이다. 유희관은 최고 구속이 130㎞대에 불과하지만 제구력과 변화구로 타자들을 상대한다. 반면 이현호는 제구보다 빠른공에 강점이 있다. 이현호의 최고구속은 140㎞대 중후반까지 나온다.
마침 넥센 타선은 서서히 감을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2차전까지 침묵하던 유한준도 3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쳤다.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는 이현호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 과연 두산의 3번째 좌완 선발 투수는 넥센 타선을 막아낼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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