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두산, 우승까지 1승 남았다…'노경은 역투'로 3승1패

[김형태기자] 두산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통합 우승 5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두산 베어스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15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노경은의 5,2이닝 무실점 구원 역투를 앞세워 4-3으로 이겼다.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앞으로 1승만 보태면 우승하는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삼성은 필승카드라 할 수 있는 차우찬을 구원투수로 내 3.1이닝이나 던지게 하고도 경기를 내줘 타격이 컸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됐다.

중반까지는 역전에 재역전이 이어졌다. 양 팀 선발투수가 모두 기대만큼 못던졌기 때문이다.

삼성이 1회초 볼넷과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고도 나바로의 병살타가 나오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1회말 두산은 역시 무사 1, 2루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정수빈 허경민의 연속안타로 1, 2루가 되자 두산은 착실하게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현수가 1루쪽 땅볼을 쳤을 때 3루주자 정수빈이 홈 쇄도했다. 삼성 1루수 구자욱은 1루 베이스를 찍고 홈송구를 했는데 악송구가 되면서 정수빈은 물론 2루주자 허경민까지 홈을 밟았다.

돌아선 2회초, 삼성이 반격에 나섰다. 박석민이 3루쪽 내야안타를 치고 상대 악송구로 2루까지 갔다. 이승엽의 안타가 이어지며 무사 1, 3루가 된 다음 두산 선발 이현호의 폭투가 나와 3루에 있던 박석민이 홈인해 한 점을 만회했다. 박한이의 볼넷으로 찬스가 계속된 삼성은 2사 2, 3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짜리 적시타를 때려 3-2로 뒤집었다.

두산도 삼성의 리드를 오래 두고보지 않았다. 4회말 민병헌과 김현수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를 엮어내고 양의지의 유격수 병살타와 한 점을 바꿔 3-3 동점을 이뤘다.

5회말 두산이 2사 후 다시 정수빈 허경민의 연속안타로 1, 2루 기회를 잡자 삼성 벤치는 승부수를 띄웠다. 선발 피가로를 강판시키고 불펜 필승 카드 차우찬을 구원 투입한 것. 하지만 민병헌이 차우찬을 상대로 3루수 글러브 맞고 좌측으로 빠져나가는 1타점 2루타를 쳐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강한 타구가 머리 위로 오자 삼성 3루수 박석민이 타이밍을 잘 못맞춰 글러브에 제대로 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삼성은 9회초 1사 후 3연속 안타로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최소 동점 내지 역전을 바라볼 수 있었으나 김상수와 구자욱이 범타로 물러나 땅을 쳐야 했다.

삼성이 차우찬 구원 투입 시점이 효과를 못본 반면 두산은 두번째 투수 노경은의 등판이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선발 이현호가 1, 2회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3실점하자 2회초 2사 1루의 이른 시점에서 노경은이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노경은은 이후 5회초까지 10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놀라운 피칭을 했다. 노경은이 마운드를 안정시킨 사이 두산 타선도 분발해 재역전을 할 수 있었다.

6회초 첫 안타와 볼넷을 잇따라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린 노경은은 삼성 4번 최형우를 2루수 플라이, 5번 박석민을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7회초에도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고 대주자 박해민에게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가 됐으나 이후 세 타자를 삼진 2개 포함 내리 솎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노경은은 8회초 1사 1루에서 마무리투수 이현승과 교체됐다. 5.2이닝이나 책임지며 2안타 2볼넷만 내주고 5개의 탈삼진을 곁들인 깔끔한 무실점 피칭이었다.

이현승이 나머지 1.2이닝을 막고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9회초 1사 만루의 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끝내 실점하지 않고 버텨 세이브에 성공했다.

삼성은 선발 피가로가 4.2이닝 4실점(3자책)하고 물러난 뒤 차우찬이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차우찬이 피가로가 만든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불을 끄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성 타선마저 노경은에게 묶여 초반 이후로는 힘을 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