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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년]지금의 박진영을 있게 한 결정적 순간(인터뷰①)


"1997년 받은 편곡가상 트로피 가장 소중해"

[이미영, 정병근기자] 올해의 가수상, 작사가상, 작곡가상, 편곡가상, 프로듀서상, 제작자상 등 음악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다. 심지어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그런 박진영이 눈물이 날 만큼 소중하게 여기는 트로피가 있다. 그리고 극적이었던 순간이 있다.

박진영은 1994년 '날 떠나지마'로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됐다. 박진영은 데뷔 때부터 자신의 곡을 직접 썼는데 이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김형석 덕분이다. 김형석은 1991년 박진영을 만나 작곡을 가르쳐줬고, 그의 2집까지 편곡을 했다. 박진영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언급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수많은 곡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승승장구하던 박진영은 1996년 큰 결심을 하게 된다.

"형석이 형에게 편곡을 계속 의지했고 많은 걸 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런데 이대로라면 내 음악은 못 만들겠더라고요. 작곡은 음악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데 편곡은 공부를 안 하면 못 하거든요. 그래서 3집을 준비하면서 죽이 되건 밥이 되건 형석이 형한테 작업실에 오지 말라고 부탁드렸어요. 혼자 해보고 싶었거든요. 형이 5분이면 할 걸 전 1시간 넘게 붙잡고 끙끙거렸어요. 그렇게 3집을 완성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곡이 '그녀는 예뻤다'다. 자신의 앨범을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 건 이때가 처음이다. 박진영은 '그녀는 예뻤다'로 1997년 KBS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을 받았다. 그리고 박진영에게는 그 어떤 상보다 소중한 서울가요대상 편곡가상을 수상했다.

"당시 서울가요대상 심사위원 분들 중에 정원영 형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음악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존경하는 분이죠. 편곡상을 받을 때 원영이 형이 저에게 시상을 해주시면서 한마디를 해주셨어요. '진짜 잘 해서 준거야' 라고요. 그 상만큼 의미 있는 게 없어요. 그 트로피만 집에 진열장 제일 위에 떡하니 올려놨어요. 형의 그 한 마디와 그 상이 제가 음악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해준 계기가 됐어요."

박진영은 정원영에게 그 때 그 한마디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얘기하지 못했는데 이 기회에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진영에게 또 한 번 큰 힘을 준 사람은 봄여름가을겨울이다. 정규 4집 앨범 '허니'로 횔동할 당시의 일이다.

"'허니'를 부르고 MBC 로비로 나오다가 태관이 형, 종진이 형을 만났아요. '이야! 블루스를 그렇게 하나'라고 딱 한마디 하셨어요. 제가 1997년까지 블루스 음계에 대해 잘 모르다가 1997년에 형석이 형이 블루스 음계를 마지막으로 가르쳐줘서 배웠고 블루스에 미쳐서 쓴 게 '허니'예요. 블루스로 댄스를 만들어서 춤을 추고 있으니 충격이었나 보더라고요. 형들 그 한마디가 저에겐 어마어마한 동력이 됐어요."

박진영은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제 성공의 반은 형석이 형 덕분이다. 그리고 형들의 말들이 큰 힘이 됐다"며 "그리고 편곡상 트로피는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눈물 나는 상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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