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온통 '한일전의 오타니'에 관심

[정명의기자]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일본에서도 온통 '한일전의 오타니'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오는 19일 일본의 도쿄돔에서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을 치른다. 대회 초대 우승을 향한 길목에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재대결을 펼치게 된 것. 지난 8일 있었던 개막전(삿포로돔)에서는 한국이 0-5로 완패를 당한 바 있다.

개막전에 이어 준결승전도 일본의 선발은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다. 오타니는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만 10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요리했다. 빠른볼은 161㎞, 포크볼도 147㎞까지 최고 구속이 찍혔다. 엄청난 위력의 투구는 한국 타자들이 아닌 다른 누가 상대했어도 공략이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오타니 공략법을 찾아내느라 분주하다. 한일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타니를 무너뜨려야만 하기 때문. '빠른공만 노려서 쳐야 한다', '투스트라이크 이내에 공략해야 한다', '투구수를 늘려야 한다' 등 제시되는 해법은 다양하다. 문제는 이러한 공략법들을 실전에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도 준결승 선발로 내정된 오타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타니가 일본의 떠오르는 스타인데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까지 겹쳤다. 여기에 개막전에서의 완벽투가 더해지며 오타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있는 상태다.

준결승을 하루 앞둔 18일, 일본 언론들도 한일전에 등판하는 오타니의 준비 과정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언론을 통해 살펴보면, 오나티는 신중하고도 자신감을 잃지 않은 상태로 한일전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한국대표팀의 최근 타격감에 초점을 맞추며 신중한 오타니의 자세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번(개막전)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이면서도 "나에게도 (한국의) 인상이 남아 있다. 갖고 있는 힘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개막전을 참고하되 자신의 투구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는 말이다.

닛칸스포츠는 경기 장소가 바뀐 점도 지적했다. 준결승이 열리는 도쿄돔이 오타니에게는 결코 익숙하지 않다는 것. 개막전은 오타니의 소속팀 니혼햄의 홈 구장인 삿포로돔에서 열렸다. 오타니의 개막전 호투에는 홈 구장에서 등판할 수 있게 한 주최 측의 배려(?)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오타니는 프로 데뷔 후 도쿄돔에서 2차례 선발 등판한 적이 있다. 2경기 모두 결과는 6이닝 3실점으로 같았고, 승리없이 1패만을 안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어떤 구장이라도 적응은 필수"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줄 점수는 주면서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오타니의 전략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맞더라도 1이닝, 1이닝을 넘기면 된다"며 "상대보다 적은 점수를 내주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의 주전 포수이자, 개막전에서 오타니와 배터리를 이뤘던 시마 모토히로(31, 라쿠텐)는 "오타니는 코스를 보고 정확하게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적당히 잡은 타깃에 공을 던지는 느낌"이라고 오타니의 성향에 맞춰 리드를 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매체 '산케이스포츠'는 이대호(33, 소프트뱅크), 박병호(29, 넥센), 손아섭(27, 롯데) 등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세 명의 한국 타자에게 주목했다. '메이저 트리오'라고 이름까지 붙이며 이들 3명과의 승부를 한일전의 관건으로 꼽았다.

이 밖에도 일본에서 한일전에 등판하는 오타니에 관한 뉴스는 넘쳐나고 있다. 개막전의 복수를 꿈꾸는 한국만큼이나 일본 역시도 이번 준결승전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