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을미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KBO리그 프로야구도 많은 사건과 이야깃거리를 남긴 2015년이었다. 다사다난했다는 진부한 표현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는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고, 감독과 코치들도 덕아웃에서 힘을 짜냈다. 관중들은 스탠드에서 목청이 터져라 응원을 보냈다. 그렇게 2015년 KBO리그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특히 올 시즌은 신생팀 kt 위즈가 1군에 가세하며 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 체제로 펼쳐졌다. 경기 수도 늘어나 팀 당 144경기 씩을 치렀다. 그 안에서 충격적인 소식도 전해졌고 뜨거운 논란도 일었다. 안팎에서 펼쳐진 환희의 순간 또한 있었다. 조이뉴스24가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야구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아래는 그 목록이다(시간순 배열).
①'국민타자' 이승엽의 통산 400홈런 위업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9)은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냈다. 6월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앞서던 3회말 구승민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이뤄낸 대기록이다.
통산 홈런에 있어 이승엽은 국내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400호 홈런 이후 16개의 아치를 더 그렸다. 일본에서 8시즌을 뛰며 기록한 159홈런을 더하면 한일 통산 575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일 통산 600홈런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②최진행 도핑 양성반응
6월25일 KBO리그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30)이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최진행의 소변에서 금지 약물인 스타노조롤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KBO는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한화도 자체적으로 벌금 2천만원을 부과했다. 결국 최진행은 이후 30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징계를 다 마친 뒤인 8월12일 수원 kt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③치열했던 5강 싸움, 승자는 SK
그 어느 때보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한 해였다.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도 1위부터 5위까지의 주인공이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과 NC 다이노스는 선두싸움을 벌였고,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3위 자리를 놓고 다퉜다.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경쟁은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의 주인공을 가리는 5위 싸움.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가 경쟁한 끝에 SK가 최종 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SK는 4위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하며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④돌아온 김성근 감독, 마리한화 열풍
'백전노장' 김성근(73)이 한화 사령탑으로 프로야구에 돌아왔다. 복귀 첫 해부터 김 감독은 '마리한화'라고 불린 중독성 강한 야구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확실히 한화는 예년과 달리 끈끈한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결국 한화는 전반기까지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후반기에 급하강, 6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아쉬운 성적 외에도 한화와 김성근 감독은 혹사, 청주구장 CCTV, 덕아웃 내 스마트워치 등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며 수많은 화제를 만들어냈다.
⑤메가톤급 충격…윤·안·임, 불법도박 혐의
야구 팬들을 가장 가슴아프게 한 소식은 바로 삼성 마운드의 주축 3인방이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사건이었다. 이른바 '윤·안·임'이라 불리는 윤성환(34)과 안지만(32), 임창용(39)은 불법 해외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로 충격을 던져줬다.
한국시리즈 직전 사건이 알려지면서 삼성은 이들 없이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국 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통합 5연패의 꿈이 무산됐다. 임창용은 임의탈퇴됐고, 윤성환과 안지만의 내년 시즌 경기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⑥'뚝심의' 두산, 14년만의 KS 우승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플레이오프에서 NC,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연거푸 물리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14년만에 맛보는 우승의 기쁨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983년 김응용(해태), 2005년 선동열(삼성), 2011년 류중일(삼성) 감독에 이어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역대 네 번째 주인공이 됐다. 또한 한 팀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우승을 모두 경험한 것은 김 감독이 KBO리그 역사상 첫 번째다.
⑦한국 최초의 돔, 고척스카이돔 개장
한국 야구의 오랜 염원이던 돔구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은 지난 11월4일 열린 한국과 쿠바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시작으로 공식 개장했다.
한국의 첫 돔구장인 만큼 기대가 컸지만 실망도 그만큼 컸다. 불편한 관중석, 위험한 불펜 등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았던 것. 야구계의 지적이 이어지자 고척돔의 운영 주체 서울시도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년 시즌부터 고척돔은 넥센의 홈 구장으로 프로야구 팬들을 만난다.
⑧한국야구,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이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한국은 지난 11월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의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안긴 것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이었다. 한국은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에게 꽁꽁 묶이며 8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9회초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주최국인 일본 위주의 일정 탓에 여러 불편을 감수해왔던 한국 대표팀은 실력으로 일본의 꼼수에 설욕을 했다.
⑨'사상 첫 40-40클럽' 테임즈, MVP 등극
올 시즌 최고의 타자를 꼽자면 NC 에릭 테임즈(29)를 빼놓을 수 없다. 테임즈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한 시즌에 두 차례나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것도 KBO리그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테임즈는 지난 11월24일 있었던 '2015 KBO 시상식'에서 경쟁자 넥센의 박병호(29)를 제치고 시즌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07년 리오스(두산)에 이어 8년만에 탄생한 외국인 MVP였다.
⑩빅리거 탄생…박병호, 미네소타 입단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 올 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선수가 나왔다. '홈런왕' 박병호는 포스팅 제도를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맺으며 정식 메이저리거가 됐다.
박병호의 성공 이후 롯데의 손아섭(27)과 황재균(28)도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으나 모두 '무응찰'이라는 아픔만을 안고 꿈을 접었다. FA 자격인 김현수(27)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계약이 임박해 있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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