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최진철(44)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게는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과 비책이 필요하다.
최진철 감독은 28일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취임식을 갖고 포항 사령탑으로서의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계약 시작 시점은 2016년 1월 1일이지만 이날 선수단이 소집돼 함께 트레이닝복을 입고 훈련을 지휘했다.
최 감독은 큰 변화 없이 안정 속에 자신의 스타일로 팀을 바꾸기 위해 천천히 걸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선수 시절 나는 전북 현대의 원클럽맨이었지만 지도자는 (포항에서) 원클럽맨을 하고 싶다"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포항의 전통과 문화에 빨리 녹아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쉽지는 않다. 전통 명문이라는 포항의 이미지를 지켜내야 한다. 포항은 K리그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회, FA컵 4회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전임 황선홍 감독 재임 시절 정규리그 1회, FA컵 2회 우승을 일궈내 신임 최 감독은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한 팀답게 주위의 조언도 쏟아졌다. 황선홍 감독은 최 감독에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팀을 운영하라"고 했고, 홍명보 감독은 "포항이 어떤 팀인 줄 알지? 다른 팀보다 힘들어질 수 있다"라며 포항 출신의 자부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최 감독의 새로운 시작 앞에는 난관도 많다. 팀의 주축이었던 김승대는 옌볜FC로 떠났고 신진호도 이적이 확실시 된다. 고무열도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문창진, 강상우는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차출됐고 잔류에 성공한 손준호는 4주 기초군사훈련에 들어갔다.
30대 선참급 선수들도 황지수, 신화용, 김광석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김태수, 박성호 등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1월 태국 전지훈련에서 기초 체력과 조직력 완성에 공을 들이기로 초점을 맞춘 최 감독 입장에서는 핵심 전력과 중간층 없이 기초 공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졌다.
최 감독과 함께하는 김인수, 박진섭 코치, 서동명 골키퍼 코치, 실바 피지컬 코치도 선수 파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 못지않게 몸 상태 등을 빨리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 감독은 "출전 기회가 적었던 유스 출신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을 기용하겠다"라며 대안 마련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을 보조하는 구단의 내적 환경 변화도 함께 극복해야 한다. 포항은 최근 선수단의 식단을 책임졌던 기존 영양사의 계약이 만료됐다. 또, 피지컬 코치였던 플라비오가 브라질로 돌아갔고 23년 동안 포항 선수단의 몸을 책임졌던 김태수 트레이너가 김상호 감독이 지휘하는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상하이 선신으로 떠났다.
김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움직임만 봐도 부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였다. 기존의 축적된 선수 자료를 새 코칭스태프가 이어받더라도 새롭게 분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스가 강한 포항의 육성 시스템 성장에 대한 구단의 막연한 기대감도 충족시켜야 한다. 최 감독은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을 맡아 칠레 월드컵에서 무패 조별리그 통과 및 16강 진출을 이뤄냈지만, 프로팀 지휘는 처음이다. 이래저래 할 일이 넘쳐나는 최 감독이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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