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의 닥공(닥치고 공격)에는 측면에서 치고 달리기가 주요 루트 중 하나다. 2009, 2011년 우승 당시 에닝요(35)의 폭발력 있는 드리블과 슈팅은 훌륭한 무기였다.
지난 두 시즌은 레오나르도(30)와 한교원(26)이 있어 가능했다. 레오나르도가 섬세하다면 한교원은 거침이 없었다. 일련의 사건으로 주춤하기는 했지만 둘이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동작은 일품이었다.
폭풍 영입으로 더블스쿼드를 구축한 전북의 올 시즌은 어떨까. 지난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11골 11도움을 기록하고 전북 유니폼을 입은 로페즈(26)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로페즈는 제주에서 측면, 처진 공격수 등 가리지 않고 뛰었다. 드리블 능력도 출중하다. 레오나르도의 새로운 파트너가 되기에도 적격이다.
전북이 해외 전지훈련을 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만났던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향 브라질 출신이라 서로의 마음도 잘 알고 있다. 역시 브라질 출신인 루이스와 파비오 피지컬 코치까지 있어 늘 즐겁다.
이들에 대한 팀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레오나르도의 킥력은 K리그 정상권이다. 에닝요에 가려졌던 능력이 지난해 확실하게 발휘됐다. 로페즈는 좌우 날개는 물론 처진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다. 최강희 감독도 로페즈를 다양한 위치에서 실험했다. 두 명이 측면에서 공격을 잘 만들어주고 이동국, 김신욱, 이종호, 이재성, 한교원 등이 제대로 마무리하는 것이 전북의 주요 득점 공식이 될 것이다.
레오나르도는 국내 복귀 후 프리킥 등 정지 동작에서의 킥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도 날카로운데 개인 연습을 통해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전지훈련에서는 훈련 종료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느라 킥 연습을 할 시간이 없다. 국내 개인훈련에서 제대로 다듬어 시즌 첫 경기에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라며 의욕을 다졌다.
로페즈는 자신을 영입한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전북은 우승을 원하는 팀이다. 작년보다 더 잘하는 것이 목표다. 레오나르도는 정말 빠른 선수다. 함께 뛴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대된다. 올해 함께 뛰는 기회가 있다면 서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K리그 클래식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공동의 목표가 됐다. 특히 레오나르도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좌절된 기억을 떠올리며 "특히 작년에는 정말 화가 났다. 그 경기(감바 오사카와의 8강 2차전 2-3 패배)가 운이 없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올해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라며 이를 갈고 있었다.
이어 "상대가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수였다. 우리가 실수하지 않고 정신력 등을 보완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라며 뜨거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기자가 '당시 전북이 4강에 진출한다는 기사를 송고하기 직전 실점한 것에 놀라 그라운드를 10초 정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올해는 그런 당황스러운 일이 없도록 해주겠다. 이겼다는 기사만 쓸 수 있게 해주겠다"라면 진지하게 대답했다.
자연스럽게 전북에 대한 부채의식도 생긴 레오나르도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내기 전까지는 그 어떤 유혹도 뿌리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그렇고 여러 팀에서 이적 제의가 왔었다. 가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북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아쉬움을 해소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로페즈도 챔피언스리그를 대하는 레오나르도와 전북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제주를 떠나게 됐을 때 K리그에서 가고 싶은 팀은 전북밖에 없었다. 누구나 오고 싶은 팀이 아닌가. 계약이 성사되는 과정이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 참느라 혼났다. 전북에 대한 열망이 컸다. 적응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 전북은 승리의 팀이 아닌가"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로페즈는 "골을 어느 정도 넣겠다는 식의 목표는 설정하지 않겠다. 대신 연말에 결과로 보여주겠다. 전북이 해야 할 것이 정말 많지 않은가.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다른 팀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축구만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화끈한 시즌을 약속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