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동기부여가 약한 레바논전이지만 태극전사들의 경쟁은 계속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저녁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7차전 레바논전을 치른다. 이미 조 1위를 확보하며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이지만 대표팀의 올해 첫 출발을 알리는 경기인 만큼 대충 치를 수는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동기부여 부족에 대해 "레바논전은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예선"이라며 냉정하고 치열하게 경기 운영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가장 흥미로운 원톱 경쟁 구도에 대해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 석현준(FC포르투)의 레바논전 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석현준은 22일 오후에서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포르투 출발 항공편이 지연되면서 22일 오전에 귀국했고, 병역 미필자라 병무청을 들러 신체검사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에 따라 석현준은 레바논전에서는 벤치에 앉아 조커 출전을 준비한다. 또는 27일 태국 원정 평가전을 위해 레바논전은 아예 뛰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또 다른 원톱 요원들인 이정협(울산 현대)과 황의조(성남FC)에게 기회가 갈 수밖에 없다. 이정협은 지난해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이 가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선발에 대해 "냉정하게 따지면 이번 명단에 포함되면 안된다. 하지만 지난해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보답 차원으로 호출했다"며 최근 경기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에 보답을 해야 한다. 대표팀의 올해 첫 출발 경기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지난해 이정협은 아시안컵 준우승 과정에서 두 골을 터뜨리는 등 신데렐라로 변신하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줬다.
경쟁자 황의조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정협이 부상으로 대표팀과 잠시 멀어진 사이 황의조가 등장해 석현준과 새로운 경쟁 체제를 확립했다. 이정협이 부지런히 전방에서 움직이며 기회를 노린다면 황의조는 정확한 슈팅 한 방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능력이 있다.
올 시즌 황의조는 K리그 초반 두 경기에서 침묵하고 있다. 대표팀에서의 반전이 필요한 이유다. 김학범 성남 감독으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기까지 해 능력 발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의조는 "지금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다. 기회가 주어지면 출전해서 내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정협과도 친해서 큰 문제도 없다. (주전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도 전혀 없다"라며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겠다고 다짐했다.
두 명 모두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관전을 통해 발견한 자원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에서 실험은 없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즉 화끈하게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이며, 공격 일선에 나서는 선수들이 골을 넣어주기를 바란다. 누가 먼저 한 방을 터뜨릴 지가 중요해진 레바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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