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타수 2안타' 김현수, ML 데뷔전서 멀티히트

[김형태기자]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내야안타 2개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경기에 좌익수 겸 9번타자로 첫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9일까지 팀이 치른 4경기에서 벤치만 달궜던 김현수는 벅 쇼월터 감독의 약속대로 탬파베이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가까스로 잡은 첫 기회에서 안타 2개를 때려내면서 팀내 입지를 조금은 올려놓은 모습이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막판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권유를 뿌리치고 메이저리그에 잔류했다. 이 때문에 팀이 개막 4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한 번도 출전 기회가 없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만들어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인 우완 제이크 오도리지와 맞선 김현수는 시속 143㎞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방망이가 밀리면서 빗맞은 타구는 투수와 3루수 사이로 흘러갔고, 오도리지가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김현수는 부리나케 뛰어 1루에서 살았다. 행운의 내야안타. 김현수는 매니 마차도의 좌월 투런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도 올렸다.

4회 2번째 타석에서 2루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7회 3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했다. 이번에도 내야안타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방망이를 잡은 김현수는 상대 구원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직구를 잡아당겼다. 이번에도 코스가 좋았다. 정상적인 수비위치였다면 아웃될 타구였지만 수비 시프트로 2루쪽에 치우쳤던 상대 2루수가 1∼2루 사이로 달려가서 잡은 뒤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또 한 번 전력질주한 김현수는 1루에서 살면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 안타 직후 김현수는 대주자 놀런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외야로 가는 정상적인 안타는 없었다. 타구의 질만 따지자며 썩 만족할 만한 타구는 아니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첫 기회에서 안타를 2개나 기록한 것은 김현수 스스로 부담을 지우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날 볼티모어 탬파베이의 후반 추격을 뿌리치며 5-3으로 승리했다. 개막 후 치른 5경기에서 전승 행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