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언제 근육통증 등 잔부상이 나올지 모른다."
17일 잠실구장.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앞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요즘 경기력으로 볼 때 큰 근심거리가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나온 답변이었다. 미래에 닥칠지 모를 변수가 우려되지만 현재 모습은 만족한다는 의미였다. 요즘 두산 베어스는 '질줄 모르는' 팀 같은 모습이다. 마운드는 안정됐고, 타선은 상하위 타선 구분 없이 터진다. 막을 때 막아주고 점수를 올릴 때 올리니 '편안한 야구'가 이어진다.
김 감독은 "(개막 전 약한 고리로 지적된) 5선발 노경은도 나름 잘 하고 있다. 어차피 5선발이 에이스처럼 매 경기 던질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최근 연승이 이어져서인지 김 감독은 개막 초반과 달리 꽤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날도 두산은 '잘 나가는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선발투수는 쾌투를 선보였고, 타선은 줄기차게 만든 찬스를 착실히 점수로 연결했다. 질래야 질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앞선 2차례 등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친 보우덴은 이날도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동안 공 94개를 던지며 2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탈삼진 4개에 볼넷 2개를 기록했다.
타선은 '타임리 히팅'의 정석을 보여주며 줄기차게 삼성 투수들을 괴롭혔다. 6회까지 무려 12안타를 기록하면서 6점을 냈다. 4번타자 에반스를 제외한 나머지 8명 가운데 7명이 안타를 6회까지 집중해서 몰아쳤다. 덕분에 두산은 4회까지 5점을 올리면서 또 다시 초반부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말부터 1점을 올리며 가볍게 출발했다. 선두 허경민이 유격수 김상수의 송구실책을 틈타 2루까지 진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후속 정수빈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번타자 민병헌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타로 허경민을 불러들였다.
3회에도 두산은 득점 찬스를 착실하게 스코어로 연결했다. 선두 박건우가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친 뒤 상대 중견수 박해민이 볼을 놓치는 사이 3루까지 안착했다. 김재호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어렵지 않게 박건우의 득점을 유도했다.
다만 2사 뒤 정수빈의 내야안타와 민병헌의 좌전안타로 조성된 2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4번 타자 에반스가 삼구삼진에 그치면서 공격이 중단됐다.
4회에는 한 번의 찬스에서 3점을 얻으며 초반에 승기를 잡았다. 선두 양의지가 좌전안타와 장원삼의 폭투로 2루에 진출하자 오재원은 좌전안타로 화답했다. 무사 1,3루에서 오재일은 2루수 백상원의 글러브를 살쩍 벗어나는 우전 적시타를 쳐냈다. 후속 박건우의 희생번트로 조성된 2사 2,3루에선 허경민이 중전안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4회가 끝나자 스코어는 5-0.
6회 정수빈의 우전안타로 올린 6번째 득점은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를 결정짓는 적시타였다. 두산은 보우덴에 이어 8회 정재훈, 9회 김강률을 투입해 삼성의 추격을 2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17일 잠실 삼성전을 6-2로 승리하면서 파죽의 5연승 가도를 달렸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9승(3패1무) 째를 올리며 1위를 유지했다. 패한 삼성은 7패(6승) 째를 기록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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