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코프랜드, '땅볼 능력'을 보여줘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투수 스캇 코프랜드(29)가 KBO리그 두 번째 등판을 갖는다. 이번엔 그가 자신의 최고 장점으로 꼽히는 '땅볼 유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코프랜드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6일만의 등판이다.

데뷔전 피칭은 실망스러웠다. 코프랜드는 넥센 타선을 맞아 3.1이닝 8피안타(1홈런) 4볼넷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LG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2-10으로 완패했다.

코프랜드가 고척돔에서 데뷔전을 치른 것에는 양상문 LG 감독의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코프랜드는 싱커가 주무기로, 땅볼 유도 능력이 탁월한 투수. 반대로 고척돔은 천정과 천정 구조물의 색깔 탓에 뜬공 수비가 어렵다.

양 감독은 땅볼 유도형 투수 코프랜드를 앞세워 올 시즌 첫 고척돔 경기의 뜬공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다. 그러나 코프랜드는 제구난에 볼넷을 남발했고 난타까지 당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땅볼 유도 능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땅볼 아웃이 5개, 플라이 아웃이 2개로 땅볼/뜬공 비율은 2.50으로 높은 편이었다. 볼넷과 피안타가 많은 것이 문제였을 뿐이다. 구속도 최고 151㎞까지 나왔다.

관건은 역시 제구력. 넥센전에서는 전체적으로 볼이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주무기 싱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높은 공으로는 땅볼을 유도하기 어렵다. 오히려 장타를 허용할 확률이 높다.

코프랜드가 가진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트리플A에서 남긴 성적이 11승6패 평균자책점 2.95다. 지난해 성적에서 코프랜드의 안정감을 읽을 수 있다. 타 구단에서도 코프랜드를 '좋은 투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게는 적응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코프랜드는 시즌 전 계약을 맺고 팀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는 다르다. 갑작스럽게 계약이 이루어졌고, 시즌 중 팀에 합류했다. 아직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렀던 셈이다.

한 경기 등판을 통해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프랜드. 그가 삼성을 상대로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캡틴' 류제국이 알러지 증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가운데 코프랜드의 두 번째 등판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