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서현진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던 배우였던가. 코믹연기부터 감성연기까지 다 된다. 물오른 연기력으로 '新로코퀸' 자리를 예약했다.
서현진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 오해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또 오해영'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 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동명 오해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드라마 초반 서현진의 '원맨쇼'라 불릴 만큼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첫 회는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 캐릭터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결혼 전날 남자친구로부터 파혼 통보를 받았고, 애써 담담한 척 했지만 그 상처는 컸다. 술을 먹고 주사를 부렸고 넘어져 팔이 부러졌다. 선자리에 나온 남자에게 신경질을 냈다. 우스꽝스러워서 더 짠했던 연기로 시청자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3일 방송된 2회에서도 오해영의 활약은 계속 됐다. 1회가 예고편에 불과했다면, 2회는 그야말로 서현진의 다채로운 명연기가 펼쳐졌다.
오해영의 이름에 얽힌 웃지 못할 학창시절 사연이 펼쳐졌다. 모든 것이 완벽해 '예쁜 오해영'으로 불렸던 전혜빈과 달리, 서현진은 모든 것이 평범해 '그냥 오해영'으로 불렀다.
"오해영 하는 소리에 뒤돌아보면 열에 아홉은 날 부르는 소리가 아니었어요"라는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그냥 오해영(서현진 분)의 씁쓸했던 학창시절이 공개됐다. 지금과 달리 기죽어지냈다.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예쁜' 오해영만 찾았고, "한 남자랑 평생은 힘들 것 같다"며 파혼의 아픔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번에도 짠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가 하면 서현진의 코믹 연기와 눈물 연기는 오해영을 '역대급 완소 캐릭터'로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집에서 탱고 음악에 맞춰 엄마 황덕이(김미경 분)와 광란의 댄스타임을 가졌다.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오해영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짠한 마음이 들게 했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만신창이가 된 모습은 동네사람들과 부모들까지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아픈 딸을 지켜보던 부모마저도 "미친 X"라고 표현하며 창피함을 드러냈을 정도.
오현진의 감성 연기도 빛을 발했다. 잘 지낸다는 전 남자친구 한태진(이재윤 분)의 소식을 들은 오해영은 음소거 오열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누구한테라도 한 번은 말하고 싶었다"며 박도경(에릭 분)에게 파혼 당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눈물 흘리는 장면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귀여운 푼수 연기에 깊은 내면을 표현한 섬세한 감정연기까지,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서현진은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연기폭을 넓혀왔고, 사극부터 장르물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단아한 여인부터 악녀 연기까지, 그간 맡았던 캐릭터도 다양했다. 서현진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전작 '식샤를 합시다2'에서 그간의 끼를 방출하며 로코 연기에 대한 가능성을 발했던 그녀가 '또 오해영'으로 인생작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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