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독이 든 성배가 아니라 성찬." 남자 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남성 감독의 각오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6 월드리그 대륙간라운드에 참가하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00% 전력을 꾸리진 못했다. 베스트 전력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잃을 것보다 얻을 게 더 많다'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 14일 일본 오사카에 도착했다. 올해 월드리그는 2016 리우올림픽 일정 때문에 대회 기간이 예전과 견줘 줄어들었다.
한국이 속한 2그룹의 경우 지난해 조별 4개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6라운드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권역별 3경기씩 3라운드만 치러진다. 대룩간라운드 경기수가 종전 12경기에서 9경기로 줄었다. 여자부 월드그랑프리와 비슷한 방식이다.
남자부 세계랭킹 24위인 한국은 1주차(17~19일·일본 오사카)에는 쿠바(15위) 핀란드(18위) 일본(14위), 2주차(24~26일·캐나다 사스카툰)에는 캐나다(10위) 포르투갈(30위) 중국(19위)과 맞붙는다. 마지막 3주차(7월 1~3일)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체코(28위) 이집트(17위) 네덜란드(26위)를 만난다. 2그룹 결선 라운드에는 개최국 포르투갈과 상위 3개국이 나선다. 한국은 17일 오후 4시10분 쿠바와 1주차 일정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의 전력은 냉정하게 말해 2그룹 12개국 중 최하위권이다. 대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세터 이민규(OK저축은행)는 지난 시즌 입은 어깨 부상이 다 낫지 않았다.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렸던 전광인(한국전력)을 비롯해 송명근(OK저축은행)도 빠졌다.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자리는 센터다. 신영석(현대캐피탈) 박상하(우리카드) 이선규(KB손해보험) 등 대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줄줄이 빠졌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이 2년만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한선수와 김학민(이상 대한항공)이 가세했지만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다.
이번 대표팀 감독 자리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남성 감독은 '2그룹 유지'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한국이 치르는 9경기에서 최소한 3~4승을 거둬 잔류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대팀은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은 6월 초 끝난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2승5패에 머무르며 탈락했다.
안방인 도쿄에서 당한 충격의 여파가 꽤 크다. 한국으로서는 원정이란 불리함이 있지만 지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일본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중국전 역시 중요하다.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지만 세계랭킹은 중국이 더 높다. 아시아 정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일본과 중국 외에 김 감독이 꼭 이기고 싶은 팀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집트, 쿠바, 캐나다다. 김 감독은 "예선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올림픽에 나서는 3팀 중 한 팀은 꼭 잡아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떨치고 싶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한 대표팀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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