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는 지난 22일 끝난 2016 리우올림픽 기간 동안 배구팬을 비롯해 언론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리우 대회에 참가한 여자배구대표팀에 대한 부실한 지원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에 나선 여자배구대표팀은 네달란드의 벽에 가로막혀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리우올림픽이 끝났지만 배구협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배구협회는 오는 9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제6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배구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다시 시끄러웠다. 배구협회는 당초 이정철 감독(IBK가업은행)에 이어 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에 박기주 감독(수원 전산여고)을 선임했으나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령탑 공모 기간과 절차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박 감독은 결국 지난 26일 대표팀 지휘봉을 고사했다. 지난 9일 통합 배구협회 수장에 오른 서병문 신임 회장에게는 큰 짐이 됐다.
서 회장과 배구협회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배구담당 기자단과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서 회장은 "그동안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많은 질타를 받은 협회 행정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를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전임 집행부가 저지른 실수이긴 하지만 핑계 대기보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의 자부심이 생명이다. 대표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품격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소견"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앞으로는 리우올림픽 때와 같은 이야기를 더이상 듣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회장 선거가 끝난 뒤 이제 19일이 됐다. 솔직히 아직도 협회 업무를 파악하고 있다, 여러가지 미숙한 점이 있더라도 이해를 해달라"고 얘기했다.
배구협회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AVC컵에 나설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인선이다, 서 회장은 "새 감독 공모는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여성 지도자 한 분이 (대표팀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서 회장은 "그런데 대표팀 사령탑 선임 기준이 지도자 경력 5년 이상인데 이 부분에 조금 모자르다"고 했다. 공모가 마무리된 뒤 지원자가 단 한 명 뿐일 경우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도 있다. 서 회장은 "그럴 경우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임 집행부에서부터 계속해서 나왔던 남녀 성인배구대표팀 전임 감독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표팀 관리에 전임 감독제 도입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임기 내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새로 구성되는 배구협회 집행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서 회장은 "비상근제이긴 하지만 집행부의 4년 임기를 보장하지 않겠다"며 "자리에 있는 동안 성과가 없다면 물러나야 하는게 맞다. 능력을 갖춘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게 당연하다, 그동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그런 관행을 없애겠다, 관련 정관 등을 개선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한 서 회장은 넘녀 프로팀 및 V리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과 관계에 대해서는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추어 선수들이 결국 프로선수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배구협회와 KOVO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쪽(KOVO)도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 협회 회장에 취임한 뒤 배구 발전을 위해 KOVO 측과 함께 서로 대화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임태희 전 회장 재임 시절부터 재기됐던 배구협회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서 회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재정문제와 관련해서는) 파악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만 얘기했다.
그는 "올해는 국내 배구 도입 100년이 되는 해다. 앞으로 배구의 기틀을 잘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구협회 측은 "신임 집행부는 늦어도 이번주 말까지 선임될 예정"이라며 "잡행부 구성 이후 회장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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