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흥미로운 소재, 사극만의 볼거리, 화려한 액션, 설렘 포인트 등 갖출 건 다 갖췄고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우러졌다.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이 지난 29일 1,2회가 연속 방송됐다. 고려로 타임슬립해 해수(이지은)으로 살게 된 21세기녀 고하진의 좌충우돌 적응기와 매력적인 황자들과의 만남 그리고 고려 시대의 권력 다툼 등이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아이리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은 사극의 흥미 요소들을 고스란히 가져왔고, 타임슬립이란 소재를 통해 줄 수 있는 재미들까지 영리하게 잘 버무렸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아름다운 배경을 담는데 노력했다는 영상미도 눈호강을 시켜줬다.
먼저 '달의 연인'은 고려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여러 명칭들로 신선한 재미를 줬다. 특히 그간 사극에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나례(궁중에서 귀신을 쫓는 의식)를 하는 모습을 꽤 상세하게 담아내 흥미를 유발했다. 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권력다툼도 담백하게 시작했다.
현대에서 고려로 타임슬립한 해수를 통해 현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고려의 모습을 담아낸 건 기존의 퓨전 사극들과는 또 다른 흥미 요소였다. 황자와 싸움을 하는 등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통해서만 가능한 장면들은 '달의 연인'만이 할 수 있는 설정들이었다.
나례 의식과 그 이후 벌어진 추격전 등을 통해 화려한 액션신까지 담아냈다.
단 2회 만에 캐릭터들의 매력도 잘 표현했다. 특히 다소 헷갈릴 수 있는 여러 황자들의 특징을 잘 살렸다. 3황자 왕요(홍종현)는 표독스러운 탐욕을 가진 인물, 8황자 왕욱(강하늘)은 따뜻하고 온화한 인물, 10황자 왕은(백현)은 개구진 인물로 잘 설명됐다.
4황자 왕소를 연기한 이준기는 그간 많은 사극 출연을 통해 쌓은 내공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이 "'달의 연인'은 이준기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던 만큼 이준기는 몸과 마음의 상처로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던 왕소를 매력적으로 만들었고 무게중심을 잡아줬다.
잔잔하게 로맨스도 시작됐다. 왕욱과 해수가 밀착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나 말을 타고 가던 왕소가 넘어질 뻔하던 해수를 들어 올려 구해주는 장면 등은 설렘 포인트였다. 2회 말미에는 해수를 사이에 두고 왕욱과 왕소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나와 향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지몽(김성균)의 존재는 또 다른 흥미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수가 타임슬립하기 전 마주쳤던 사람과 똑같이 생긴 최지몽은 각종 발명품들을 개발하고 비행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타임슬립과 관련해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흥미 요소를 두루 갖춘 '달의 연인'에서 이지은(아이유)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제작발표회 당시 이준기가 "원톱에 가깝다"고 했던 이지은(아이유)의 비중은 정말 컸다. 그리고 이지은은 첫 사극임에도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줬다.
아쉬움은 있다. 해수는 극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고 거의 모든 캐릭터들과 연결돼 있다.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2회까지의 해수는 '민폐녀'에 가깝다. 현대에서 온 인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좀 더 잘 표현돼야 해수 캐릭터가 힘을 받고 다른 인물들과의 케미도 산다.
김규태 감독은 방송 전 이지은에 대해 '연기 천재'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지은이 해수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표현하는지가 '달의 연인'의 중요한 시청 포인트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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