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혼술남녀'는 하석진과 박하선의 '노량진 로코'가 전부는 아니었다. 하루하루 바쁘고 힘겹게 살아가는 노량진 학원가의 일상은 짠하고 서글펐다. 지친 하루의 끝을 달래는 '혼술'은 공감을 안겼다.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유쾌한데 짠한, 본격 '웃픈' 드라마가 시작됐다.
지난 5일 첫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 1회(극본 명수현 백선우 최보림/연출 최규식 정형건)에서는 진정석(하석진 분)과 박하나(박하선 분)의 좌충우돌 첫만남을 비롯해 노량진 학원가 인물들의 소개가 그려졌다.
노량진 학원 강사지만, 두 사람의 삶은 극과 극이었다. 스타강사 진정석은 100억의 계약금을 받고 노량진 학원에 스카우트 됐고, 안마의자가 딸린 개인 방까지 얻었다. 고학력에 실력까지 갖췄지만, 싸가지 없는 성격으로 '고퀄리티 쓰레기', 일명 '고쓰'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박하나는 다니던 입시학원이 폐업하면서 노량진에 입성한, 시간당 3만원의 초짜 강사. 어려운 형편에 시작한 알바가, 그 시절을 버티기 위해 스쳐가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됐다. 그럼에도 긍정적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퇴근 후 '혼술'을 즐기던 진정석은 폐업한 학원 원장을 위로하기 위해 술을 마시던 하나를 '아부하는' 강사로 오해했다. 각각 다른 이유로 노량진 학원가로 온 두 사람은 같은 학원에서 유쾌하지 않은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박하나가 진정석의 개인 사무실을 자신의 방으로 착각했던 것. 이에 진정석은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주제를 파악 못한다. 국어는 주제를 가르키는 게 핵심 아닌가"고 독설을 퍼부었고, 박하나는 "다음부턴 주제 파악 잘하겠다"고 말했다.
진정석은 이후 샘플강의 영상을 촬영하는 박하나를 보며 원장 김원해(김원해 분)에게 "저 선생 대학교 어디 나왔냐"며 무시했다. 박하나는 진정석의 포스터를 붙이기 위해 자신의 포스터가 떼어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상실감을 느꼈다.
회식까지 마치고 녹초가 돼 귀가하던 박하나은 혼술 하던 진정석을 발견했다. 그는 진정석에게 일부러 말을 걸었지만 "그 쪽이랑 일행으로 오해받으면 내 퀄리티 떨어진다"고 독설 했다. 이에 박하나는 "모르니까 가르쳐달라"고 발끈했고, 진정석은 "노량진에서 '미생' 찍나. 노량진 미생이니까 노그래인가"라며 비꼬았다.
그야말로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든 하루를 보낸 박하나는 엄마가 보내준 음식을 보고, 홀로 자취방에서 맥주를 마시며 위안 받았다. 그는 "바쁜 하루 끝에 마시는 술한잔은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며 내일도 힘내라는 응원"이라고 했다.
이날 첫방송 된 '혼술남녀'는 '혼술'이라는 트렌드에 노량진 학원가를 현실감 있게 버무려내며 재미를 더했다. 노량진 강사 이야기 뿐만 아니라 공시생들의 이야기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모의 등에 떠밀려 공시를 고민하고 있는 공명(공명 분)과 금수저를 자랑하는 럭셔리 공시생 기범(기범 분), 좁디 좁은 고시원에서 짠내나는 생활을 하는 동영(김동영 분) 등 노량진 3인방의 스토리도 현실을 잘 반영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극과 극의 노량진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는 하석진과 박하선은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렸다. 하석진은 극단의 개인주의 삶을 밉지 않게 잘 살렸고, 박하선은 코믹 연기부터 공감 연기까지 그야말로 온몸으로 연기하며 공감 여주를 탄생 시켰다. 훈내 풀풀 나는 공명과 유쾌한 사투리남을 완성 시킨 샤이니 키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었다.
'혼술남녀'는 여러모로 다양한 기대감을 품으며 시작을 알렸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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