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불명예 퇴진했다. 부당한 선수 거래 방법을 알려준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앨러다이스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앨러다이스 감독은 지난 5일 슬로바키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1경기를 지휘한 뒤 사실상 쫓겨났다.
발단은 27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특종 보도에서 시작됐다. 텔레그라프 탐사보도팀은 영국 축구계에 만연한 부정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사업가로 위장해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잉글랜드 이적 시장에서 수익을 원한다고 했고 앨러다이스 감독은 서드 파티 오너십(선수 소유권을 구단이 아닌 제3자가 갖고 수익을 내는 방식)의 편법을 알려주며 국제축구연맹(FIFA)의 감시망을 피해가는 절차를 소개했다. FIFA는 지난 2008년 5월 서드 파티 오너십을 금지했다.
텔레그라프는 앨러다이스 감독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선수 이적과 관련한 규정을 피해가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40만 파운드(약 6억원)의 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대표팀 감독이 뒷거래를 제안한 셈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대표팀에 관련한 이야기도 쏟아냈다. 전임 로이 호지슨 감독에 대해서는 우유부단한 태도가 문제였다고 비난했고 게리 네빌 전 코치에 대해서는 잉글랜드 축구에 약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텔레그라프는 보도 전 FA와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질의서를 보냈지만 양 측은 무응답이었다. 결국 보도가 나왔고 인터넷 판에는 앨러다이스 감독과 보도팀의 대화가 오간 동영상까지 공개됐다.
해당 보도에 영국 축구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데일리 메일, 더 선 등 다수 매체도 앨러다이스 감독에 대한 비리 의혹을 쏟아냈고 고민하던 FA는 대표팀 감독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상호합의를 통해 계약을 끝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해명에 나섰다. 자신의 생각을 어느 정도 신뢰가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한 것이라는 항변이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일하게 된 것은 영광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실망스럽다"라며 자신의 발언을 후회했다.
당장 대표팀 사령탑 공석을 맞게 된 FA는 다수의 감독 후보군을 놓고 신중하게 선임 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앨러다이스 선임 당시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던 가레스 사우스게이스 게이트 21세 이하(U-21) 감독부터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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