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4차전까지 끝났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두 중동권 맹주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아시아 전통 강호 한국, 일본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11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4차전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한 골 차 패배였지만 완패에 가까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위기 대처 능력이 낙제점에 가까웠던, 실망감이 큰 경기였다.
A조는 한국이 반등하지 못한 가운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순항하고 있다. 우즈벡은 중국을 2-0으로 완파했다. 이란이 3승 1무(승점 10점)로 조 1위, 우즈벡(9위) 2위, 한국(7점) 3위 순이다.
한국은 지난 2차전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겼던 4위 시리아(4점)가 5위 카타르(3점)에게 0-1로 진 것을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리아가 카타르에 비기거나 이겼다면 승점 차가 좁혀지면서 앞으로는 선두권을 추격하고 뒤로는 추격을 당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즈벡에 패한 뒤 가오홍보 감독이 사퇴했다. 최종예선 6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혼돈에 빠진 A조가 됐다. 한국은 11월 15일 우즈벡과의 홈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승점 21점이면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다고 계산했지만 이 역시도 지지 않는 경기를 꾸준히 해야 이룰 수 있다. 우즈벡을 넘지 못하면 더욱 큰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우즈벡 원정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홈에서의 승리는 절대적이다.
B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부활하면서 일본이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됐다. 일본은 호주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반면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3-0으로 완파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진출 실패로 한동안 부진에 빠져 있었던 사우디는 3승 1무(10점)로 B조 1위로 올라섰다. 호주(8점)는 2위로 내려왔지만 아직까지는 괜찮다. 일본(7점)은 3위가 되면서 홈에서 패했던 UAE(6점)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라크(3점)가 태국(0점)을 4-0으로 완파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린 것도 부담스럽다.
일본 축구팬들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에게 불만이 쌓여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 구성과 포지션 배치로 몰매를 맞고 있다. 혼다 게이스케(AC밀란)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는 등 대체 자원이 있는데도 대안을 찾는 대신 안정형 구성으로 경기운영을 해 비판에 직면했다.
혼다는 사커킹과의 인터뷰에서 "내 자리가 아닌 곳에서 뛰려니 어색했다.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뛰었는데 조금은 어려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일본은 5차전에서 사우디와 홈에서 만나는 운명이다. 사우디의 기세를 누르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권인 3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된다. 일부 누리꾼이 한국과 일본이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할 정도로 두 팀의 신세는 처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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