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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흥국생명 숨은 원동력 한지현 "리시브 훈련은 더"


1R 초반과 2R 팀 연승에 힘 보태, "리베로 주전 자리 꼭 지킬 것" 각오

[류한준기자] 흥국생명 리베로 한지현에게 지난 20일은 특별한 날이 됐다. 그는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이 끝난 뒤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2012-13시즌 V리그 데뷔한 한지현은 처음으로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돼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소속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게 세트스코어 3-1로 이겼고 3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IBK기업은행을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서 더욱 의미있는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이날 주포 러브(캐나다)와 이재영이 59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지현도 수비와 서브 리시브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지현은 총 24차례 디그를 시도해 21개를 걷어올렸다. 디그 성공률은 87.50%로 높았다. 서브 리시브 성공률도 60%(25회 시도 15회 연결 성공)로 좋았다.

한지현이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자 흥국생명 공격력도 함께 살아났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 수훈갑은 당연히 한지현"이라며 "정말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흥국생명은 구기란이 은퇴한 이후 리베로 자리가 불안했다. 레프트 자원인 주예나(현 임의탈퇴)를 지난 시즌 리베로로 돌리기도 했다. 그에 앞서 곽유화(현 수원시청)와 신연경도 리베로로 나선 경험이 있다.

한지현은 한때 주전으로 뛰기도 했지만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혜선이 그 틈을 치고 들어왔다. 올 시즌 주예나가 팀을 떠난 뒤 리베로 자리는 정리가 됐다. 박 감독은 한지현을 먼저 코트로 내보내고 세컨드 리베로로 김혜선을 뒀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과 함께 3연승으로 내달렸다. 그런데 4연승 도전에 나섰던 지난달 30일 GS칼텍스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어 IBK기업은행과 맞대결에서도 패했다. 연승을 하다 연패에 빠졌던 것. 잘 풀리지 않은 공격도 문제였지만 한지현이 버티고 있는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 탓도 있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연패를 두 경기에서 끊었다. 지난 11일 150분 동안 이어진 IBK기업은행과 2라운드 첫 맞대결 열전에서 3-2로 승리를 거둔 뒤 다시 3연승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지현이 리시브와 수비에서 제자리를 잡은 덕이 컸다.

한지현은 "꼭 주전 멤버가 되고 싶다"고 했다. 찾아온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절실하다. 그는 "아직도 서브 리시브가 떨어진다"며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매 경기 좀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한지현은 경기 경험이 쌓이면 실력이 계속 늘 여지가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한지현은 처음부터 리베로로 뛰지 않았다. 파장초와 수일여중 시절까지 세터로 뛰었다, 그런데 세터로도 작은 키(169cm) 때문에 포지션을 변경한 케이스다.

박 감독은 세터 출신 한지현이 2단 연결에서 장점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이런 이유로 김혜선 대신 한지현에게 좀 더 많은 출전시간을 주고 있다.

한지현은 "(김)혜선 언니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늘리겠다"며 "예전에는 경기 중 실수 하나만 해도 벤치를 쳐다보고 했는데 요새는 그렇지 않다. 감독님께서도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해주고 있고 그래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직은 리시브가 흔들릴 때가 많다. 흥국생명과 경기를 치르는 상대팀 서버는 한지현에게 목적타 서브를 집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지현은 "올 시즌 중반부터는 목적타를 덜 받도록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그는 "팀 선, 후배 동료들에게 꼭 인정받는 리베로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한지현은 20일 경기 필드 리포팅을 담당한 김세희 SBS 스포츠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유독 눈물을 내비친 선수들이 많았다. 장영은(KGC인삼공사) 이소영(GS칼텍스) 등이 대표적이다.

한지현은 "나까지 눈물을 흘리면 안될 것 같았다"며 "그래서 더 웃으려고 했다"고 방송 인터뷰 당시를 되돌아봤다.

한지현이 흥국생명 주전 한 자리를 책임진다면 또 한 명의 수련 선수 성공스토리를 쓰게 된다. 그는 2012-1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으나 이후 시즌 중간에 수련 선수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김혜선이 부상을 당하자 리베로 전력 보강을 위해 흥국생명 구단은 한지현을 데려왔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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