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대형 선물보따리를 전해 받았다. 역대 최고 대우 FA 선수의 영입이다.
KIA 구단은 2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FA 최형우(33, 전 삼성)를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박석민(삼성→NC)의 96억원 계약을 뛰어넘는 역대 FA 최고 대우다.
김기태 감독은 임기 마지막해를 앞두고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2017시즌은 김 감독 3년 임기의 마지막 해. KIA 구단은 이미 내부 FA 나지완을 4년 총액 40억원에 잔류시킨 데 이어 외부 FA 최형우까지 영입하며 김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일단 최형우의 영입은 KIA가 내년 시즌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KIA는 올 시즌까지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년 간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며 성공적인 리빌딩을 진행해왔다. 올 시즌에는 5위에 올라 2011년 이후 5년만의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선결돼야 하는 과제도 있다. 포지션 중복을 해결하는 것. FA 계약자 나지완과 최형우는 모두 포지션이 외야수다. 주로 좌익수 위치에 선다는 것도 공통점. 따라서 거액을 투자한 나지완과 최형우를 동시에 기용하기 위해서는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나지완, 최형우 외에도 KIA는 김주찬이라는 걸출한 외야수를 보유 중이다. 김주찬 역시 주 포지션은 좌익수. 여기에 김호령, 노수광, 오준혁, 신종길 등 주전급 외야수들이 즐비하다.
결국 나지완과 최형우 둘 중 한 명을 지명타자로 돌린다 해도 선수 간 포지션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뜻이다. 수비력 면에서는 나지완보다 최형우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평가. 따라서 일단 나지완이 지명타자로 나서는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나지완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전담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와 김주찬이 번갈아 지명타자로 출전해 체력을 비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 때문.
누군가 1루수로 전향하는 것 또한 유력한 시나리오다. KIA의 올 시즌 주전 1루수는 외국인 선수 브렛 필이었다. 그러나 현재 KIA는 필과의 재계약을 망설이고 있다. 1루수 대안이 생긴다면 탄력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도 가능해진다.
김기태 감독은 기쁘면서도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커다란 부담도 떠안게 된 셈이다. 과연 최형우를 품에 안은 김기태 감독이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를 하게 될 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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