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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할 수 있다' 박상영부터 '골프 金' 박인비까지


최고의 순간…올 한 해를 빛낸 영광의 장면들

[이성필기자] 2016년 스포츠의 중심에는 리우 올림픽이 있었다. 12시간의 시차로 인해 예전 올림픽에 비해 국내의 주목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사력을 다한 우리 선수들에 대한 찬사는 여전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이었다. 박상영(21)은 헝가리의 제자 임레를 만나 10-14까지 뒤졌다. 1점만 내줘도 금메달은 임레의 몫이었다.

그러나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혼잣말을 던지며 자기 최면을 걸었고 놀랍게도 연속 4점을 얻으며 대역전에 성공, 15-14로 이겼다. 모두가 비관적으로 보던 순간 극적인 뒤집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박상영의 "할 수 있다"는 말은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귀국 후 박상영은 전국민의 스타가 됐다. 광고 출연, 방송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쇄도했다. 박상영은 "관련 행사에 나가 '할 수 있다'라는 말을 1천 번도 넘게 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여자 골프에서 16언더파 268파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28)도 인간 승리자 중 한 명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가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마지막 퍼팅에 성공한 뒤에야 두 손을 들고 환하게 웃는 표정 자체에서 얼마나 압박감이 컸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박인비는 세계 골프 역사상 첫 골든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명예도 얻었다.

러시아 및 유럽이 강세인 여자 리듬체조에서 아시아 최고인 4위로 마감한 손연재(22)도 할 수 있다는 정신의 표상이었다. 무결점 연기였지만 손연재가 메달권을 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스스로 그는 "내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주고 싶다"라며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손연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남녀 1천7백명을 대상으로 2016년을 빛낸 스포츠 선수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29.8%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불미스런 사건에 본의 아니게 이름이 연결됐지만 국민들의 가장 큰 성원을 받은 것이다.

축구의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리우 올림픽,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화끈하게 과시했다. 최종예선에선 호쾌한 드리블을 보여줬고 올림픽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8강까지 진출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9월의 선수에 선정되는 등 개인 능력을 제대로 선보였다.

단체 종목에서는 양궁 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올림픽 남녀 개인, 단체전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며 다른 나라들이 웬만해선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양궁 대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되는 까닭에 누구도 안심하거나 안주할 수 없다. 이런 무한경쟁이 '양궁 한국'의 원천임을 다시 한 번 알려준 올림픽이었다. 공정하면서 치열한 선수 선발 과정은 최근 특혜 논란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틈이 없는 전력을 과시하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며 왕조 시대를 활짝 열었다.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를 구축하며 4연승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프로축구는 전북 현대가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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