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야신'의 불펜운용... 호랑이 화력에 '무용지물'

'야신' 김성근 SK 감독의 투수 교체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바꾸는 투수마다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SK는 힘겨운 승부를 벌인 끝에 패배(3-5)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16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 기선 제압을 위해 양 팀은 초반부터 집중력 높은 일전을 벌이면서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그런데 그 과정이 흥미롭다. 선발 로페즈를 꾸준히 믿고 8회까지 마운드를 맡긴 KIA 조범현 감독과는 달리 김성근 감독은 위기 때마다 투수를 바꾸면서 소위 '벌떼 마운드' 작전으로 맞불을 놓았다.

선발 카도쿠라가 5회까지 1피안타 2볼넷 1실점 7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2-1로 박빙의 리드 상황이었던 터라 김 감독은 일찌감치 계투진을 기용하며 위기를 원천봉쇄하려 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6회말 마운드에 오른 두번째 투수 좌완 고효준은 좌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김원섭의 희생번트와 대타 나지완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최희섭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켜 순식간에 2사 1, 3루에 몰렸다. 이후 폭투로 최희섭을 2루로 진루시킨 것도 아쉬웠고, 김상현마저 볼넷으로 출루시켜 상황은 2사 만루까지 치달았다.

이 상황에서 불을 끄기 위해 긴급 투입된 윤길현도 기대에 못미쳤다. 불길을 잡기 위해 급히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이지만 곧바로 이종범에게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2-3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뿐이 아니었다. 벌떼 마운드의 정점인 '여왕벌' 정대현도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들겨 맞았다.

SK가 7회초 정상호의 솔로포로 3-3 동점을 만들자 김성근 감독은 8회말 1사 1루서 네번째 투수 이승호를 내리고 정대현을 올렸다. 1점 차 승부라고 판단하고 위기를 애초에 틀어막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정대현은 김상현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이종범과 김상훈에게 연속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정대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연속 3안타로 무너지자 김성근 감독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정우람은 대타 차일목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2루 주자 귀루 못해 병살)로 잡고 이닝을 막았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뒤였다.

KIA가 선발 로페즈를 8회까지 기용한 뒤 9회 유동훈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동안 SK는 6명이 마운드에 올랐건만, 구원진이 나서는 족족 무너지면서 '야신'은 속쓰린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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