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분간이 가지 않는다.
제 8구단을 창단한 것이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인지 한국야구위원회(KBO)인지 구분이 모호해졌다.
지난 달 30일 창단을 선언했던 센테니얼은 지난 19일 5시간 30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KBO 이사회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제 센테니얼은 프로야구 구단으로서 분명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게 됐다. 또 구단 창단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분명한 백그라운드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이런 정식 승인 절차가 센테니얼에 대한 KBO의 특혜를 더욱 부채질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함께 터져나오고 있다.
센테니얼은 21일 (주)우리담배와 오는 2010년까지 3년간 300억원에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년 100억원의 구단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사상 최대 규모다.
연간 100억원은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인기 프로스포츠 타이틀 스폰서 비용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높은 금액이다. 민간담배회사가 약속한 금액치고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이재명 우리담배 회장과 신상우 KBO 총재가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과 신한국당에서 함께 한 정치인 출신이란 점에서 '커넥션' 의혹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신 총재와 이 회장은 메인 스폰서 계약 2주전인 설 연휴를 전후해 직·간접적으로 서로 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센테니얼이 홍콩의 한 기업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한 상태였지만 결국 계약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신 총재가 센테니얼의 메인 스폰서 잡는 일까지 도맡고 있다는 것은 의혹을 더욱 키우는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KBO는 센테니얼과 현대 선수단간의 갈등 시기부터 눈에 띄게 한 쪽으로 치우친 행보를 걸어오고 있다. 김시진 전 현대 감독을 KBO 소속 인사 속에 포함시켜 선수단의 불만은 물론 김 감독의 퇴직금 문제까지 해결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KBO 이사회에서는 연봉감액제한 철폐를 통해 센테니얼에 연봉 협상 주도권을 넘겨줬다. 다른 7개 구단이 연봉 협상을 끝낸 시점에서 센테니얼부터 이를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특혜라는 지적이다.
'스타 마케팅' 운운하던 센테니얼은 선수단에게 가차없는 협상안을 제시했고 결국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직접적인 반발과 선수단의 차가운 반응에 직면해야 했다.
오히려 KBO가 드러내놓고 센테니얼의 뒤를 봐주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누구 하나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하일성 총장은 '믿음과 신뢰'를 앞세워 센테니얼의 밝은 면을 봐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말하기 곤란한 것은 곧바로 '구단이 알아서 할 일'로 떠넘기고 있다.
결국 믿음과 신뢰는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총재 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의아해지고 있다.
정작 센테니얼 이장석 대표의 행보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홍보팀도 필요할 때만 보도자료를 뿌릴 정도로 일방적이다.
'센테니얼-KBO 커넥션설' 외에 이런저런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 스포츠 주간지가 언급한 '신상우 총재 아들 관련설'을 비롯해 '하일성-박노준 밀약설', '현대그룹, KIA 압력설', '정치권 개입설' 등이 그것이다. 이는 야구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들었을 법한 이야기다.
결국 이런 추측과 설들이 난무하는 것은 어쩌면 정권 교체기에 놓여 있는 '정치인 총재의 멍에'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증폭되고 있는 의혹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면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들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8개구단으로 올 시즌을 치러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 야구계의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조이뉴스24 /강필주기자 letmeout@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