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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현빈, 이토록 근사한 액션 배우의 탄생(인터뷰)


멜로 연기 밖에서 펼쳐낸 새로운 도전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로맨스의 신(神)' 현빈이 액션 배우로 돌아왔다.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 '시크릿가든'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등 숱한 작품들을 통해 때로 달콤하고 때로 현실적인 멜로를 그려냈던 현빈이 영화 '공조'를 통해 감춰왔던 새로운 모습을 펼쳐보인다.

까마득한 높이의 건물 위에서 훌쩍 뛰어내리고, 자동차 밖으로 몸을 뉘어 총을 겨누고, 넓은 차로를 누비며 추격전을 펼치는 그의 모습은 낯설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멜로 밖 현빈도 이토록 근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반갑다.

1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 제작 ㈜JK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현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분)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 분)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현빈은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남한에 내려와 임무에 뛰어든 림철령 역을 맡았다. 특수 훈련을 받은 형사 역을 위해 현빈은 다대일 격투는 물론 낙하와 총격 장면까지, 숱한 액션 신들을 직접 소화해냈다. 시스테마 무술을 수 개월 연습하며 림철령의 액션을 익혔고 언어보단 행동으로 말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몸에 녹였다.

"사실 액션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돌려차기'도 있었고 '역린'도 있었고, 드라마 '친구'도 있었죠. '눈의 여왕'에서도 복싱 선수였고요. 그런데 이번엔 비중의 차이가 컸어요. 액션이 극 전반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는지가 달랐죠. 총을 쏘는 액션도 처음이었고요."

군 전역 후 현빈의 영화 행보는 이전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트렌디한 사랑 이야기도, 아련한 멜로 장르도 잠시 등졌다. '역린'에서도, '공조'에서도, 그의 주 상대역은 남자 배우였다. 군 입대 전 다소 무거운 색채의 멜로 영화들을 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보다 쉽고 상업적인 작품들을 연이어 선택해 온 이유도 궁금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20대에는 전달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작품으로 메시지, 여운을 남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런 면에 제 스스로도 끌렸던 것 같아요. '만추'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그런 의미였던 것 같아요. 지금 촬영 중인 '꾼'이라는 작품도 그렇지만 '공조'도 오락적, 상업적 코드가 다른 작품들보다 많이 있는 영화들이에요. 상황에 따라 어떤 영화에 끌리는지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본격적인 액션 연기에 뛰어들며, 현빈은 연기 자체보다 온종일 긴장감을 유지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평소 운동을 워낙 좋아한다고 말한 그는 "연기는 재밌게 했지만 위험 속에서 늘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이 힘들더라"며 "차량 장면이나 실제 총을 가지고 연기하는 장면, 발전소에서 진행된 촬영 등이 그랬다"고 답했다.

"(상대를 추격하기 위해 높은 건물에) 뛰어내리는 장면은 다들 좋게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시원했다고요. 물론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무서운 마음도 있었지만, 안전장치가 워낙 철저히 준비돼있었어요. 특수효과 팀, 무술 팀에 감사한 일이죠. 액션에 대해선 그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셨어요. 그래서 욕심을 내서 '나도 직접 하겠다'는 말을 했던 거죠. 상생을 했던 것 같아요. 미리 철저히 준비해주고, 저도 욕심을 내고요. (직접 연기했기 때문에) 촬영감독도 더 가까이 촬영할 수 있었고 다양한 앵글이 나올 수도 있던 것 같아요."

근사한 몸에 핏이 좋은 수트를 입고 도심을 누비는 현빈의 모습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하지만 정작 배우 본인이 의도한 것이 '멋짐'은 아니었다. 도리어 현빈은 "멋있어보이는 것처럼 하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며 "반대로 생각하면 액션이 있는 장면에선 표정이 일그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사 톤도 마찬가지였어요. 괜히 멋진 중저음으로 들리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아 계속 의시했죠. 진태와 둘이 붙었을 때, 임무를 떠나 한 공간에서 가까워지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다 어느 순간 같은 생각을 하고, 철령에겐 낯설지만 진태에겐 편한 공간에서 같이 지내게 돼요.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의지하고 부탁하게 되는 것을 연기해야 했죠. 미묘한 변화들을 짧은 대사, 눈빛, 동작으로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했어요. 그 부분을 감독과 계속 고민하기도 했죠."

군 입대 전 멜로와 로맨스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 남성 인물들 중심의 영화들을 선보였던 이유도 밝혔다. 현빈은 전역 후 작품인 '역린'에서 정재영과, '공조'에서 유해진과 호흡을 나눴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분들이 군 전후로 (필모그라피를) 많이 나누시는데, 그냥 군대에 갔다 온 것이지 전후로 뭔가 달라진 건 없다. 나이를 먹은 것밖에 없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 때 그 때 (출연작 결정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뭔가를 의도하거나 바꾸려 한 면은 없었어요. 남자 분들과 연기를 하게 된 것도 작품이 좋아서 하게 된 것이지 뭔가 '남자다운 것'을 하려 그랬던 것은 아니었죠. 멜로나 로맨스 작품도 좋은 것이 들어온다면 해야죠.(웃음)"

멜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현빈은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요즘 드는 생각은, '그사세'가 오히려 당시가 아닌 몇 년이 지나고 나왔으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너무 빨랐던 것 아닐까 싶거든요.(웃음)"

한편 '공조'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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