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9년 간의 스크린 공백을 깨고 돌아온 조인성의 존재감은 눈부셨다. 싸움으로는 1등을 놓치지 않지만 공부에는 담을 쌓았던 고교생 시절부터, 마음을 고쳐먹고 공부를 시작해 대학에 입학하고 검사가 되기까지 주인공의 모습을 한 몸으로 그려냈다. 검사 태수가 맞닥뜨리게 되는 파란만장한 부침의 인생 역시 다채로운 얼굴로 표현했다. '쌍화점'(2008) 이후 9년, 공백이 아깝지 않다.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제작 우주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조인성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극 중 조인성은 태수 역을 맡아 '양아치'로 살던 고교생 시절부터 대학생, 군인, 검사가 된 모습까지 넓은 나이폭을 연기했다. 군 전역 후 '권법'으로 스크린에 복귀할 예정이었던 조인성은 오래도록 영화 작업을 기다렸지만 이 프로젝트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드라마로는 시청자를 만났지만, 영화 복귀를 기다리는 팬들에겐 기다림이 컸다. '더 킹'은 조인성도, 팬들도 오래도록 만나길 기다린 작품임이 분명했다.
"저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어떤 영화를 하기로 했으면 해요. 약속을 지키죠. 그 때의 제 감을 신뢰하는 편이에요. 흥행 여부를 떠나서요. 물론 그게 단점일 수 있어요. (작품을 하나만 기다리다보면) 작품을 많이 못하기 때문이죠. 그런 여론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크린에서 보는 내 자신이 어떨지 설레는 면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대중들에겐 그게 스크린이냐 브라운관이냐를 굳이 따지지 않는 현실이 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TV를 보는 분들이 영화를 안 보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tvN 드라마도 했었고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려는 행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영화를 이끄는 주인공 태수로 분한 조인성은 영화 대부분의 장면에 등장한다. 덕분에 많은 촬영 회차 동안 현장을 지켜야 했다. 이런 상황이 도리어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조인성의 설명이다.
"많이 매일 찍으니 어려울 것도 없었어요. 매일 태수를 연기했으니, 그런 면에서는 유리함이 있었죠. 가끔 나오는 분들은 현장에 와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선 가끔 현장에 나가니 '전 회에 어떻게 했지?' '저번 주에 어떤 일이 있었지?'라는 것을 생각하게 돼서 오히려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하니 일체화하기 쉬웠어요."
고교시절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해 TV 드라마, 시트콤을 통해 팬층을 넓혔던 조인성은 영화계에서도 최고의 주목을 받는 청춘 스타로 활약했다. 군 입대 전까지 바쁜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지난 20대를 돌아보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괴로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편안함과 솔직함, 여유를 갖게 된 지금의 자신을 언급하는 그에게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된 계기를 묻자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도 없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도 없는 것이더라"며 "(지금) 자유롭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때는 그랬다"고 답했다.
배우들 사이에서 지금의 조인성은 선후배 동료들을 아우르는 가교가 됐다. 영화 주연 배우로 느끼는 책임감도 남다르다. 오랜만에 내놓은 새 영화 '더 킹'의 흥행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제발 손익분기점만 넘겼으면 좋겠다"는 겸손한 답을 내놨다.
"어제 시사 후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한재림 감독님이 다른 영화 시사에 다녀오면 '우리가 찍은 영화의 반응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하기에, '뭐 그런 생각까지 하나' 싶었었는데 최근 '형' '마스터' '사랑하기 때문에'의 시사에 다녀오니 저도 그런 생각을 하더라고요. '우리 영화가 어떻게 보여질까'라는 생각이 들고, 궁금했어요. 두렵기도 했고요."
한편 '더 킹'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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