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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트로이아]"MSN도 나이 먹겠죠"…이승우의 기다림은 진행형


U-20 대표팀, 바르셀로나 모두 잡고 싶은 마음 가득한 '진지 청년'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워낙 많은 소집을 통해 훈련해봐서 괜찮아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에는 스타 아닌 스타가 있다. 스페인 명문팀 FC바르셀로나라는 거대한 명성을 등에 업고 있는 이승우(19), 장결희(19, 이상 FC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20, FC바르셀로나 B) 삼총사다.

특히 이승우에 대한 관심은 성인대표팀 그 이상이다. 2014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 일본전에서 거침없는 드리블로 골을 넣으며 강력한 차세대 주자로 등장했다. A대표팀 발탁 여부까지 거론이 될 정도로 존재감은 상당히 커졌다.

이후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후베닐A 소속으로 나선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역시 이승우', 반대로 침묵하면 '역시 거품이다'라는 상반된 반응이 하루걸러 나온다.

◆찬사와 비판 혼재…도전 중인 이승우는 초연하다

롤러코스터처럼 오가는 여론은 어린 선수가 견디기에는 상당히 힘들다. 특히 과거와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통의 도구가 발달한 환경에서 이승우에 대한 찬사와 비판은 양립하고 있다. 직진 소통의 시대에 이승우는 이를 어떻게 견뎌낼까.

U-20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포르투갈 트로이아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난 이승우는 여유가 넘쳤다. 그는 "대표팀에 오면 대표팀에 집중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면 바르셀로나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승우는 '폭풍 성장'을 해왔다. 후베닐A에서는 누구나 이승우의 기량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경기 감각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바르셀로나에서 두 시간을 날아 리스본까지 이동해온 아버지 이영재 씨는 "(이)승우는 스페인에서 오래 생활을 해서 그런지 어떤 반응에 대해서는 담담한 편이다. 스페인 특유의 여유로운 문화에 어느 정도는 동화가 됐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염색을 하고 경기 중 자신의 실수에 분을 못이겨 광고판을 걷어차는 강한 승리욕은 국내 정서에서 '예의 없는 선수'로 받아들여졌다. 이 씨는 "승우도 이제는 나이를 먹어 가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주변에서는 언제 성인팀에 데뷔하느냐고들 하는데 승우나 우리 가족은 아직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승우는 바쁜 몸이다. 후베닐A의 리그는 진행 중이다. 대표팀 합류 후 소속팀으로 돌아가 리그를 뛴 뒤 다시 돌아와 지난 2일 스포르팅CP B팀(2군)과의 경기에 나섰고 골을 넣으며 결정력을 과시했다.

이 씨는 "재합류 직전의 경기가 에스파뇰과의 카탈루냐 더비였다. 경기가 정말 격렬해서 서너 명은 막 실려 나가더라. 승우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에 왔을 것이다"라며 걱정했다.

신태용 감독도 이승우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스포르팅전을 앞두고도 어느 정도 뛸 수 있는지 물었다. 이승우를 팀에 끼워 넣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팀 적응 걱정은 전혀 없는 이승우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안 친구들도 있고 대부분 또래다. 내가 바르셀로나라 소속이어서 특별하게 여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모두 친구들이니까 그렇다. 다들 잘 지낸다. 동료들을 보면 참 반갑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승우는 한국 나이로 이제 스무 살인 청년이다. 기자가 미드필더이자 팀의 막내인 김정민(금호고)과 인터뷰를 하는 사이 옆에 와서 듣다가 이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정민이 "축구에 전념하기 위해 이성 친구 사귀는 것은 잠시 접고…"라는 모범답안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후배의 고민이 귀여웠던 모양이다.

신 감독의 공격적인 성향과 이승우의 거침없는 스타일도 잘 섞이고 있다. 이승우는 "감독님이 어떤 전술을 어떻게 녹이는지 아직 알지 못하지만 잘 해내려고 한다. 선수들도 서로 잘 알고 있어서 크게 어색함은 없다"라고 했다. 이승우는 2015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경험했던 김정민, 윤종규(FC서울) 등 7명과 생존해 서로 화합하며 U-20 월드컵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욕심 많은 청년…U-20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모두 잡는다

대표팀과 바르셀로나를 오가는 일정도 군말 없이 소화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소속팀 동료들은 U-20 월드컵 준비한다고 포르투갈까지 와서 3주나 합숙 훈련을 한다는 소리에 놀라더라. 특별히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스페인이 떨어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차라리 바르셀로나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만큼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표가 확고한 셈이다.

이승우에게 2017년은 중요한 시기다. U-20 월드컵은 신 감독이 목표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에서는 B팀으로 올라가야 한다.

목표는 명확했다. 이승우는 "U-20 대표팀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모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대회에 나서서 한 번도 예선 탈락을 경험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성인팀에서는 언젠가 데뷔를 할 것으로 믿고 차분하게 기다린다는 자세다. 아버지 이 씨는 "가족도 모두 스페인에 있고 (이)승우도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그저 옆에서 승우가 잘 해내기를 바랄 뿐이다. 메시를 빼고는 다 20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데뷔하지 않았는가"라며 인내심을 갖고 바르셀로나의 일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우도 같은 마음이다. 그는 "이제 징계가 끝난 지 1년 지났다. 아직은 급하지 않다. 존경하는 MSN(메시,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도 언젠가 나이를 먹는다. 그러면 내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라며 멀리 보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트로이아(포르투갈)=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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