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이겨야 본전이라는 부담을 안고 싸운 울산 현대가 어렵게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했다.
울산은 7일 문수축구경기장애서 열린 키치(홍콩)와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으로 4-3으로 이기며 본선에 올랐다.
여러모로 힘든 승부였다. 지난해 K리그 4위였던 울산은 FA컵에서 수원 삼성이 FC서울을 꺾고 우승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클래식 1위 서울, 2위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이 본선에 직행했고 3위 제주 유나이티드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당연히 울산은 올해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3월 4일 클래식 개막에 맞춰 진행했다. 그러나 AFC 내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가 전북의 올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당초 계획의 절반만 치르고 국내로 복귀했다.
전북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한 결과 기각되면서 울산의 준비 과정은 더욱 쉽지 않았다. 체력이나 전술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도훈 감독의 축구가 출항했고 K리그 경험이 풍부한 김동진과 김봉진에 귀화 외국인 선수까지 활용한 키치의 활동량에 혼이 나면서 힘들게 출전권을 얻었다.
울산은 당장 2월 21일 지난해 일본 J리그 2관왕 가시마 앤틀러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8일 열리는 상하이 선화(중국)-브리즈번 로어(호주) 승자와 E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다툰다.
상하이, 브리즈번 누가 올라오더라도 과도기에 있는 울산의 전력을 고려하면 절대 쉽지 않은 조다. 가시마는 지난해 J리그 우승 자격으로 나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결승까지 올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연장 승부를 벌이는 힘을 보여줬다.
무앙통도 급격한 투자로 성장하고 있는 팀이다. 상하이가 올라오면 카를로스 테베스와 김기희를 앞세운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경험해야 하고 브리즈번이 진출하면 장거리 원정에 피지컬 싸움이라는 힘든 조건이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키치전에 원톱 이종호를 세우고 2선에 코바-한상운-한승규-김승준, 수비진에 이기제-김치곤-정승현-김창수를 넣었지만 생각처럼 효율적인 작동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종호가 키치 수비에 묶여 고립되는 등 힘겨워했다. 전반 추가 시간 김성환이 넣은 선제골은 순전히 개인 전술에 의한 결과였다.
오히려 후반 2분 세트피스로 실점한 뒤 키치의 '선 수비 후 역습'을 극복하지 못했다. 공격 전개가 느리게 이어지면서 키치가 대비 가능한 시간을 줬다. 키치 수비진에 김동진, 김봉진이라는 울산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 듀오가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였다.
연장전에서도 체력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키치의 산드로에게 골대에 맞는 슈팅을 허용하는 등 갑작스럽게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게 된 티가 제대로 났다.
시간은 더 부족하다. 연습 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하고 본선을 대비해야 한다. 일정도 빡빡해 21일 가시마 원정, 28일 무앙통 홈 경기를 치른 뒤 3월 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클래식 개막전을 소화한다.
김도훈 감독은 "키치전은 결과만 만족한다. 상대는 시즌 중이고 우리는 준비 과정이다. 고전을 예상했다"라며 "준비 단계다. 키치전을 통해 드러난 당장의 경기력보다는 미래를 봐달라"라며 더 나은 울산을 예고했다.
그나마 본선 진출로 새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여유가 생겼다. 본선 진출팀은 선수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키치전에서 나온 약점 보완이 절실한 울산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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