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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X김민희 '밤의 해변에서~' 첫 선, 불편한 로맨스의 민낯


영화에 능청스럽게 녹여낸 감독과 배우의 실제 이야기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화제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국내에서 베일을 벗었다. 영화가 베를린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예고됐던 것처럼, 영화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줄거리가 이어졌다.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제작 영화제작전원사)의 국내 언론 시사가 진행됐다. 영화를 연출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권해효, 서영화, 송선미, 박예주가 참석했다.

국내 첫 공개된 영화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상영 후 알려졌던 것처럼 홍 감독과 김민희의 실제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서사를 담았다. 지난 2016년 6월 열애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이날 시사에 참석하기 전까지 국내 일정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베를린국제영화제 당시 함께 레드카펫, 공식 기자회견, 폐막식, 수상작 기자회견 등에 함께 참석하며 다정한 표정을 보인 바 있다. 그리고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영화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외국 어느 도시. 여배우인 영희는 한국에서 유부남과의 만남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고, 다 포기하는 길을 택했고, 그게 자신의 순수한 감정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여겼다. 그는 이곳으로 온다고 했지만, 영희는 그를 의심한다. 지인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해변으로 놀러 간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 같은 선배 언니에게 묻는다. "그 사람도 나처럼 지금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의 강릉. 지인 몇 사람. 불편하고, 술을 마시고, 그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다. 초연한 척, 거친 척을 하는데 인기가 좋다. 혼자 남은 영희는 해변으로 놀러 가고, 해변은 맘속의 것들이 생생하게 현현하는 곳이고, 그리고 안개처럼 사라지는 곳이다. 사랑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어야 할까? 영희는 정말 알고 싶다."

영화의 여주인공 영희는 실제 김민희와 마찬가지로 일을 쉬고 있는 배우다. 영희는 바다가 있는 독일의 어느 도시와 강릉을 방문해 지인들을 만나고, 헤어졌던 유부남을 해변에서 우연히 만난다. 영희와 사귀었던 유부남 감독 상원 역을 문성근이 연기했다. 영희와의 이별 후 후회를 느끼고 있는 인물이다. 해변에서 조우한 영희에게 책을 낭독해주고, 그 책을 선물하게 된다.

극 중 두 사람과 얽힌 인물들로는 영희의 아는 언니 지영(서영화 분), 영희의 선배이자 강릉의 예술영화관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천우(권해효 분), 마찬가지로 영희의 선배이자 도희(박예주 분)와 카페 봉봉을 운영하고 있는 명수(정재영 분), 매력적인 영희에게 평생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선배이자 차후 영희의 매니지먼트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준희(송선미), 상원과 일하는 조감독 승희(안재홍 분) 등이 등장한다.

공개된 영화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물론 대사를 통해서도 현실 속 두 사람의 스캔들을 충분히 의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전적인 내용으로 풀이되는 서사를 담은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를 낭만적으로만 그리진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홍 감독 영화 특유의 코믹한 터치, 감독 영화의 심볼이 된 술자리 신 등은 여전히 날것같은 영화의 매력을 살려낸다. 영희의 고민, 상원의 미련, 두 사람의 관계를 "불륜"이라는 직접적 단어로 언급하기도 한다. 세간의 비난으로부터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방어하지도 않는다.

영희가 극 중 외국의 도시에서 "서울에 갈 이유가 하나도 없어"라고 언급하는 장면은 열애설 후 두문불출했던 김민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신에서 남편과 이혼한 지영이 "필요해서 산 거지, 원해서 산 건 아니니까. 각방쓰고 살았어"라며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결혼 생활을 떠올리는 장면은 아내와 이혼 소송을 겪은 홍 감독의 이야기를 연상하게 만든다. 조금 비약이 될 수 있지만 공원의 다리를 건너며 극 중 지영을 향해 큰절을 하는 영희의 모습 역시 마치 현실 속 김민희가 감독의 아내를 향해 사죄를 하는듯한 모양으로 해석된다.

극 중 영희는 "나답게 사는 거야.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고 싶어"라는 대사를 읊기도 하고 "그 사람 자식도 있거든. 자식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라며 실제 자녀가 있는 홍 감독의 상황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잘생긴 남자들은 다 얼굴값 해. 나 진짜 많이 놀았어"라는 대사로는 실제 톱배우들과 열애설의 주인공이 됐던 배우의 과거를 돌이키게 만든다.

강릉을 배경으로 한 2부에서 권해효는 김민희에게 "너 그 유부남하고 바람피워서 잠수타다가, 그런 거"라는 대사를 던지기까지 한다. 송선미 역시 "불륜이잖아요"라는 대사로 두 사람이 마주한 비난의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언급한다. 이렇게 영화는 시종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처한 실제 상황을 영화적 상황에 능청스럽게 녹여낸다.

베를린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도 술자리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쳐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수 차례의 주사 연기를 뻔뻔하게 소화해냈다. 영화 밖 상황과 별개로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코믹한 장면들도 그려냈다.

한편 영화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배우 김민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유부남과의 사랑 때문에 고민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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