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삼바 축구' 브라질이 감독 교체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1위를 달리고 있다. 29일(한국시간) 파라과이를 3-0으로 꺾으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4위를 확보,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했다.
브라질은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0-7, 3~4위전 네덜란드에 0-3의 충격패를 당한 뒤 야성을 잃은 팀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밀어내고 카를로스 둥가 감독을 선임, 월드컵 이후 A매치 10연승을 달렸지만 시원치 않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급기야 2015 코파 아메리카에서 어렵게 8강에 올랐지만, 파라과이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둥가 감독은 거친 '남자의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힘은 생기지 않았다. 네이마르가 없으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 팀이 됐고 이는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100주년 기념 대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결국 브라질은 지난해 9월 최종예선 7차전 에콰도르전에 둥가 감독을 경질하고 티테 감독을 선임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티테 감독은 세밀함이 좋고 전술적 유연성이 뛰어난 지도자로 알려졌다.
브라질 세리에A 명문 코린치안스를 맡아 2011, 2015년 우승을 경험했다. 남미 클럽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2012년)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경험하는 등 세계 축구 흐름을 잘 파악하는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다.
티테 감독에게는 브라질 특유의 유연한 축구를 되살렸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승부처에서 빠른 패스 전개로 리듬을 살려 볼이 어떻게든 골대로 향하게 했다. 수비라인 앞에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공수를 모두 살렸다는 평가다. 그는 부임 후 8전 전승으로 지도력을 증명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파라과이전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였다. 이전 브라질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었다. 자유롭게 움직이다 보니 중앙 공간이 컸는데 카세미루가 상대의 공격 전개를 깨는 역할을 맡고 있어 수비 안정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멀티 능력이 가능한 자원을 선발하지만, 해당 포지션을 확실하게 소화 가능한 선수들로 배치해 최소한의 누수를 막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파라과이전에 앞서 치른 우루과이 원정에서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공격수 파울리뉴(광저우 에버그란데)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티테 체제 전까지 브라질 대표팀으로 골을 넣은 것이 2013년 6월 26일 우루과이전이 마지막이었다.
파울리뉴의 부활로 네미마르 원맨팀이라는 약점도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네이마르를 활용하면서도 주변 동료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시선을 분산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현대 축구의 흐름을 꿰고 경험이 풍부한 티테가 브라질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 덕분에 내달 6일 발표되는 4월 FIFA 랭킹에서는 7년 만에 1위 복귀가 확실시 된다. 무섭게 부활하는 삼바 축구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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