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정말 북한전은 정신 차리고 뛰어야죠."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7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북한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어진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인도를 7-1로 이겼다.
한국은 1승 1무(승점 4점), 11득점 1실점(골득실 +10)으로 3위가 됐다. 북한이 2승 1무(7점), 14득점 1실점(+13)으로 1위를 달렸고 우즈베키스탄이 2승(6점), 9득점 2실점(+7)으로 2위다. 홍콩과 인도는 각각 2패와 3패를 거두며 승점 자판기 역할로 밀려났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과 북한의 1위 경쟁이다. 이번 예선은 1위만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은 오는 9일 홍콩전을 치른다. 홍콩전은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북한은 홍콩을 5-0으로 이겼다.
한국은 홍콩과의 역대전적에서 7승 1무 2패로 우세다.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치른 동아시안컵 예선에서는 14-0으로 이겼다. 일단 홍콩에 최대한 많이 넣고 북한과의 득실차를 벌려야 한다. 북한전 경기력과 의지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윤덕여 감독부터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의지를 갖고 뛰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윤 감독은 평양 출발 전 조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선수들이 북한전에 절대 지지 않겠다는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다. 북한전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갈린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이야기를 했다. 알아서 정신을 차리고 뛸 것이다"고 전했다.
윤 감독의 말대로 여자 대표팀은 목포 전지훈련에서 북한 관중들의 목소리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는 등 모든 것을 북한에 맞췄다. 패하면 사실상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도 본선 도전도 물거품이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 5분 김정미가 위정미의 페널티킥을 선방하는 과정에서 남북 선수단이 서로 엉겨 몸싸움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위정미는 김정미가 볼을 잡아낸 것을 확인하고도 발을 들이밀었다. 김정미는 고통을 호소했고 선수들은 북한의 뻔한 기싸움에 밀리지 않으려 강하게 맞섰다. 해야 한다는 의지가 뿜어져 나왔다.
승향심에게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밀렸어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후반 31분 장슬기가 골을 넣었다. 수비에 맞고 굴절이 된 골이지만 끝까지 골대를 바라보며 슈팅한 장슬기의 재치와 집념이 돋보였다. 선수들은 모두 모여 기뻐했고 추가시간이 무려 7분이나 주어졌지만 버티기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컵 본선이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을 겸한다. 선수들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이제 홍콩과 우즈벡을 상대로 얼마나 많은 골을 넣고 이기느냐에 달렸다. 특히 홍콩보다는 남, 북한전이 남은 우즈벡을 상대로 집중력을 살려야 한다. 우즈벡과는 1995년 처음 만나 6-0으로 이긴 것이 전부다.
우즈벡은 이번 예선에서 홍콩 2-1 인도를 7-1로 이겼다. 수세에 몰린 북한이 우즈벡을 거세게 압박을 할 것이 뻔하다. 한국은 홍콩에 최대한 많은 골을 넣은 뒤 우즈벡전에 마지막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힘든 여정이지만 윤덕여호는 잘 견디고 있다. '여자 축구를 살려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윤덕여호의 활약과 기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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