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중원의 권순형 부상 공백이 뼈아픈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지난해 제주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김재성이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의 공수를 조율하는 모습에 제주 벤치의 마음은 더욱 쓰렸다.
제주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4차전 애들레이드와의 홈 경기를 치렀다. 원정에서 3-3으로 비기고 왔기 때문에 홈에서 충분히 꺾을 자신감은 충만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과 달랐다. 제주는 빠른 속도와 높이를 앞세워 애들레이드를 공략했지만 템포의 강약 조절이 되지 않았다. 특히 위기 극복 능력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일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측면 공격수 이창민의 경고 누적과 미드필더 권순형의 발목 부상 탓에 0-0으로 비긴 아쉬움이 애들레이드전에서도 그대로 나왔다.
조성화 감독은 마그노-멘디-이창민 스리톱을 가동했다. 특유의 빠르고 짧은 패스 대신 멘디의 높이에서 파생되는 리바운드 볼을 잡아 골을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애들레이드 수비진은 강했다. 높이와 힘에서 제주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중원에서 김재성의 능력이 돋보였다. 김재성은 수비라인 앞에서 볼을 키핑하면서도 공격 시에는 측면으로 빠져 중앙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전반 7분 김재성의 선제골은 경험이 돋보였다. 세르지오 시리오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자 재빨리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제주 수비가 정비되기 전이었다.
김재성의 능력은 2-1로 앞선 후반 20분에도 빛났다. 라일리 맥그리에게 넘어지며 패스를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져 들어가 패스하는 너른 시야가 빛났다.
반면 제주는 멘디의 머리만 집요하게 노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단순하게 공중볼만 바라보다 시간만 지나갔다. 중원에서 잘게 썰어 올라가는 제주 특유의 속도와 패싱력을 앞세운 축구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전에서 해법을 확인하지 못하고 끝낸 축구가 그대로 애들레이드전에도 나왔다. 권순형이라는 훌륭한 미드필더의 부상이 치명타였다. 벤치의 대기 선수들 표정에서는 초조함이 묻어 나왔다. 결국 제주는 패했고 조율사의 부재만 확인하며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게 됐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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