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오늘은 최고의 심판을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이기형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30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울산 현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연이은 오심으로 피해를 본 것에 대한 마음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인천은 지난 22일 FC서울과의 7라운드애서 전반 29분 김용환의 득점이 무효 판정을 받았다. 김용환에게 패스를 했던 문선민이 라인을 통과한 상황에서 볼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볼은 라인을 위에 있었다. 축구에서는 라인 위에 볼이 조금이라고 걸쳐있으면 인플레이다.
지난 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5라운드에서도 패배의 빌미가 된 한석종의 퇴장이 사후 감면처리 되는 등 심판의 오심으로 승점을 많이 잃고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즌 첫 승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 감독은 "전화를 많이 받았다.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다. 어린 선수가 많아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약하다. (프로축구연맹 측에서) 오늘은 최고의 심판을 보내준다고 하더라"며 한가닥 희망을 걸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이날은 K리그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종혁 주심이 배정됐다. 김 주심은 5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배정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배정 가능성도 있는, K리그 최고의 판관이다.
그러나 한 가지 변수가 있었다. 울산의 의지였다. 울산은 지난 8일 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에 0-5, 26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귀신이 홀린 것처럼 실수를 연발하며 0-4로 졌다.
두 경기에서 무려 9골을 허용하며 패한 울산은 이날 가시마전 선발 중 5명을 새얼굴로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인천을 맡다가 중도 사임했던 김도훈 울산 감독은 "서로 잘 알기는 하는데 (인천 출전 선수 중) 같이 했던 선수가 많지 않다"며 선을 그은 뒤 "(울산)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투쟁심을 강하게 불어 넣고 싶다"며 선발진에 큰 변화를 준 이유를 전했다.
이 점이 인천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매번 어려운 경기다. 우리와 만나는 팀들이 다 어렵고 간절하다. 밀리면 안되는데 울산 선발진을 보니 이전 선발진과 비교해 많이 뛰고 절실해 보인다. 조직력이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울산은 역시 강했다. 인천 웨슬리에게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오르샤의 7분 동점골과 24분 김인성의 역전골로 웃었다. 인천을 훤히 꿰뚫고 있었던 김도훈 감독의 연구가 돋보인 결과였다.
인천 입장에서는 4월까지 첫 승을 거두지 못하며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4월 이내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대부분이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울산 이상의 절실함을 보여줘야 하는 인천이다. 반대로 화끈하게 판을 갈았던 김도훈 울산 감독의 승부수는 제대로 먹혔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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