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를 수식하는 가장 적합한 표현이다.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두 번이나 목에 걸었고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 신기록은 그녀가 차지하고 있다.
2010년대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부분은 이상화의 독무대였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이상화를 포함해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1992·1994)와 캐나다의 카르리오나 르메이돈(1998·2002) 단 세 명뿐이다. 그녀는 이미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걸어왔다.
이제 이상화는 내년 겨울 평창에서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선다는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역대 두 번째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 달성으로 보니 블레어와 함께 스피드 스케이팅의 전설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
◆네 번째 올림픽, 평창에서 여제의 귀환을 꿈꾼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열여덟 소녀 이상화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이 대회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해 5위에 오른다. 지난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유선희가 같은 종목에서 5위를 기록한 이후 22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그러나 이상화는 이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조용히 4년 뒤 밴쿠버에서의 비상을 준비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상화는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당시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세계 1위 독일의 예니 볼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의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금메달이었다. 빙속 여제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상화는 이미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었다.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 월드컵 대회에서 36초 36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을 세운 직후였고 이상화와 대적할 선수가 딱히 보이지 않았다. 이상화는 '여제'의 위엄을 과시하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제 '여제'는 조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또 한 번의 신화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역대 두 번째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3연패 달성을, 그것도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해내겠다는 다짐과 함께.
◆강력한 도전자, 고다이라 나오를 넘어서라
이상화는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한 후 정상 컨디션 회복에 전념해왔다.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서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제'가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한 명의 선수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을 거듭했다.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이상화를 제치고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2017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2차 대회·4차 대회와 지난 2월 2017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 종목별 선수권, 동계아시안게임까지 1위는 모두 고다이라의 차지였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 12위, 2014 소치 올림픽 동계올림픽 여자 500m 5위를 기록했던 선수가 3년 사이에 '여제' 이상화를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올림픽 3연패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 도전자를 물리쳐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여제'가 되기까지 수많은 도전자를 물리치고 그 자리에 섰던 것처럼 '전설'을 쓰기 위해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이상화는 내년 겨울 평창에서 전설이 되기 위해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제의 쾌속 질주를 눈앞에서 직접 확인할 국민들도 행복한 꿈에 젖어 있다.
조이뉴스24 김지수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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