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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드라마' 이우민·번즈, 만만하게 보면 큰코 다친다


23일 SK전 연장 끝내기 승리 이끈 동잠포와 적시타 각각 날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경기 흐름이 한순간에 넘어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오갔다.

롯데는 이날 SK를 맞아 연장전 끝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정규이닝 마지막이던 9회를 앞두고 3-1 리드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9회초 두 점을 내주는 바람에 3-3이 됐고 연장 10회초 또 다시 3실점해 3-6으로 역전당했다.

패색이 짙어지자 사직구장 곳곳에는 빈자리가 더 많이 보였다. 경기 진행 상황에 실망한 팬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연장 10회말 롯데 공격에서 나왔다.

김대륙을 대신해 대타로 나온 선두타자 최준석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이어 손아섭이 볼넷을 골랐다. 무사 1, 2루 상황. 하지만 3점차는 커보였다. 상대 투수는 SK 마무리 박희수였고 다음 타석에는 이우민이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는 이미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대타를 낼 수도 없었다. 좌타자 이우민은 좌완 박희수를 상대해야 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안타가 나오거나 진루타가 필요했다.

볼카운트 1-1에서 박희수가 3구째를 던졌고 이우민은 배트를 휘둘렀다. 경쾌한 타격음이 들렸고 타구에 힘이 실렸다. 그때까지 사직구장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던 팬들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더 먼저 알았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우민은 올 시즌 2호째 홈런을 3점포로 장식했고 6-6이 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롯데는 이 한방으로 기사회생했다. 반면 SK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분위기를 꿀어올린 롯데는 2사 이후 강민호와 전준우가 연달아 볼넷을 골라 내 다시 찬스를 잡았다. SK는 박희수에서 김주한으로 마운드를 교체해 후속타자 앤디 번즈를 상대했다. 번즈는 김주한이 던진 4구째 방망이를 돌렸다. 맞는 순간 안타를 직감한 번즈는 배트를 내던지고 오른손을 번쩍 지켜들었다.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가 됐고 2루 주자 강민호는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7-6 롯데가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롯데에게 고무적인 부분은 역전승을 이끈 주인공이 이우민과 번즈라는 것이다. 두 선수는 롯데 중심타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뒤저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민은 앞선 8회말 2루타를 포함해 동점 3점포까지 이날 멀티히트(5타수 2안타)를 작성했다. 시즌 타율은 정확하게 3할까지 끌어올렸다. 번즈도 두 번째 터석에서 쏘아올린 홈런포를 포함해 끝내기 안타로 역시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만들었다.

번즈는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찬스 때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바람에 코칭스태프에게 실망을, 그리고 팬에게는 원성을 들었다.

그랬던 번즈가 회복세로 돌아선 조짐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번즈는 지난주 kt 위즈와 주중 3연전을 시작으로 타석에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로 조 감독의 기대에 화답한 셈이다.

이우민은 "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며 "1, 2루라 땅볼만을 피하자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병살타가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한 스윙이 동점 3점포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가볍게 때리자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런 상황을 되돌아 봤다.

번즈는 "이우민이 동점포를 쳐 내게 기회가 온 것 같다"며 "끝내기 안타보다는 팀이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우민과 번즈가 앞으로도 좋은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롯데 입장에선 금상첨화다. 상·하위 타선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고 선수 기용폭도 늘어나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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