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홍명보(48)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갑급리그(2부리그) 항저우 뤼청과 사실상 결별했다.
홍명보 감독 측 관계자는 26일 "홍 감독이 항저우를 떠난다.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한다. 남은 계약 기간 보전에 대해서도 적절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홍 감독은 지난 2015년 12월 항저우와 2년 계약을 맺었지만,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해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면서 버텼지만, 갑급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이 중국 국가대표와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현재 갑급리그에서는 10위에 그치고 있지만 3위 선전FC와의 승점이 3점 차이라 언제든지 뒤집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구단의 과도한 간섭이 홍 감독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 익히 알려진 대로 중국 슈퍼리그 등 구단들은 최근 2~3년 사이 적극 투자를 하면서 구단주의 입김이 감독을 흔들고 있다. 홍 감독도 이런 폐해의 피해자로 꼽힌다.
항저우 구단은 돈을 적게 쓰는 중 하나다. 대형 선수 영입 대신에 유망주를 키워 활용하는 중국 구단의 사정과 환경을 고려하면 독특하지만, 미래 계획이 있는 팀이었다.
홍 감독이 어린 선수를 육성해 팀의 미래를 마련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에 동의했고 갑급리그 강등 후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구단의 만류로 지속 가능한 상황을 이어갔다.
그러나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뒤에는 홍 감독의 계획을 흔들었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한 뒤에는 더욱 간섭이 심해졌다. 최근 2연패를 당하자 이를 빌미로 홍 감독을 사실상 내쳤다.
홍 감독 측 관계자는 "홍 감독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구단은 특정 선수를 내보내서 뛰게 하라는 식의 지시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금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20세 이하(U-20) 선수 5명을 동시에 투입하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도 있었다.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홍 감독의 운신의 폭을 더 좁아지게 만들었다.
홍 감독이 떠나게 되면서 중국 리그에는 슈퍼리그에 최용수(장쑤 쑤닝), 장외룡(충칭 리판), 박태하(옌볜 푸더) 세 감독만 남게 됐다. 그러나 최 감독은 올 시즌 슈퍼리그 하위권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16강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경질 위기에 놓여 있다.
장외룡, 박태하 감독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장수, 홍명보 감독이 중국을 떠나게 된 상황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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